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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 북양함대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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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롄(大連)에서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함'의 진수식이 거행되고 있다.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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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인 산둥(山東)함의 취역을 두고 중국 내에서 설왕설래가 오고갔다. 이름인 '산둥'부터 취역일인 12월17일까지 모두 중국 근대사의 수치라 평가받는 청나라 북양(北洋)함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북양함대는 청일전쟁에서 참패한 중국 최초의 근대식 함대로 1888년 12월17일,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창설됐다. 그동안 중국 내에서 치욕의 함대라 불리며 언급 자체를 꺼려왔다.


실제 북양함대는 청일전쟁에서 패배하기 전까지는 아시아 최강의 함대로 불렸다. 특히 당시 북양함대의 기함인 '정원(定遠)'은 독일제 최신예 전함으로 정작 독일정부마저 예산부족으로 구매하지 못한 전함이었다. 일본군 기함인 마츠시마(松島)보다 2배나 크고 견고했다. 청일전쟁 당시엔 마츠시마가 정원에 대포 159발을 명중시켰으나 끝내 가라앉히지 못했고, 역으로 정원에서 쏜 대포 한방에 마츠시마가 가라앉아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전함을 가지고도 청나라는 청일전쟁에서 참패해버렸고 북양함대의 함선들은 전후 일본군에 노획돼 고철로 팔리고 말았다.

흔히 청나라가 서양문물을 늦게 받아들여 일본에 진 것처럼 알려져있지만, 실제 청나라는 일본보다 약 15년 앞선 1861년부터 서구식 해군 건설에 나섰고, 그 성과가 북양함대였다. 일본보다 숫적으로나 함대의 성능으로나 북양함대는 2배 이상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청일전쟁 발발 초기엔 영국을 비롯한 서구국가들도 모두 청나라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도 청나라가 패배한 이유는 '부패' 때문이었다. 청일전쟁 당시 북양함대의 각 전함들은 기껏해야 2~3발 정도 쏠 수 있는 탄약과 화약만 비치돼있었고, 대부분의 화약통에는 모래나 콩만 잔뜩 채워져 있었다. 가까스로 마련된 해군 예산들이 집권자인 서태후의 생일선물로 바쳐질 뇌물로 전용되면서 화약을 살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산둥함도 건조를 맡은 선박기업의 사장이 항모 기밀을 외국에 팔아넘긴 일로 체포되는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 이후 '001'함이란 번호 대신 산둥이란 이름을 부여받았다. 12월17일 취역한 산둥함의 이름 속엔 부패로 무너진 북양함대의 역사를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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