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법 위반' 선고받은 전투경찰, 39년만에 열린 재심서 무죄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반공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전투경찰이 39년 만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올해 8월 재심을 청구한 61살 김 모 씨에게 이달 12일 무죄를 선고했다.
김 씨는 1980년 5월 22일 전북 전주에서 전투경찰로 복무하던 당시 우연히 광주 상황을 전하는 북한의 대남방송을 들었다. 이후 대학생 남동생에게 시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취지로 편지를 썼다. 김 씨는 국내 방송이 광주 보도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북한 방송을 들으면 왜곡, 과장도 있지만 사실적 근거가 있는 것이 많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썼다.
그러나 김씨의 편지는 검열을 받았고, 반공법 위반 혐의로 같은 해 8월 전투교육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는 김씨에게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이후 2심은 김씨의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 역시 그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2017년 민주유공자로 인정받았고, 지난해 8월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그의 행동이 5ㆍ18 직후 이뤄진 정부 조치에 대한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고 보고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재판부는 이미 폐지된 당시 반공법에 따르더라도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북한에 동조하거나 이를 이롭게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김씨의 행위는 5·18 등 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저지하는 것으로 헌법의 존립을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