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發 유탄 맞은 세종
공무원 다주택자들 보유 아파트 처분 분위기
세종 부동산시장 긴장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정부의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처분령'에 세종시 부동산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상당수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잉여주택 처분 과정에서 서울 대신 세종시에 보유한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분위기여서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대책이 자칫 세종시 주택시장으로 튈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탓이다.
19일 세종시 일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아름동, 어진동, 반곡동 등 주요 지역 주택거래 시장에서는 자칫 중앙부처 공무원 보유 매물 증가로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름동 A 공인 관계자는 "고위공직자가 많지 않아 다주택자 매물이 당장 급격히 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세종시의 특성 상 시장 심리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최근 5주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12월24일 이후 지난 9월16일까지 39주 연속 내림세를 보인 이후 두드러진 반등세다. 지난 9월 말 이후 지금까지 단 한주를 제외하고 모두 지수가 상승하는 흐름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고위 공직자들의 매물 처분 사실이 잇따를 경우 이같은 상승세가 멈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매도 행렬에 뛰어든 고위 공직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과 세종시 아파트 등 2채를 보유한 은 위원장은 지난 16일 부동산 대책 발표 당일 세종시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다. 이어 현재 6억1300만원 상당의 경기도 의왕시 소재 아파트와 8000만원 상당의 세종시 소재 아파트 분양권을 보유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세종시 분양권을 입주 직후 처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밖에 관보 확인 결과 18부ㆍ5처ㆍ17청ㆍ6위원회 소속 다수의 장ㆍ차관급 고위 공직자가 현재 세종시 아파트를 보유중이다.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과 세종시 어진동에 각각 아파트를 보유중이며 정무경 조달청 청장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세종시 아름동에 각각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아파트를 보유중이다. 황서종 인사혁신처 처장도 용산구 서빙고동 아파트와 세종시 반곡동에 아파트 분양권 소유하고 있다. 국ㆍ실장급으로 확대하면 이들 고위공직자가 보유한 세종시 아파트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위 공직자 중 '서울-세종' 조합의 다주택자가 많은 것은 대부분 공무원 특별분양을 통해 싼값에 세종시 아파트를 우선공급받았지만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 주택 특별공급 제도는 세종청사 이전에 따른 정부 공무원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2010년부터 도입됐다. 세종시 신규 분양 아파트 중 최대 70%가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 등에 우선 공급됐다.
특히 정부가 다주택자 여부를 고위공직자 인사에도 반영한다고 밝히면서 세종시 아파트 처분이 국장급이나 과장급으로 확산되면 매물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국토교통부가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총 2만5406가구의 세종시 아파트가 특별공급으로 분양됐다. 이지역 종촌동 A공인 대표는 "최근 세종시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아 시세가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당분간 매수자들이 매매를 자제할 가능성이 높아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들것 같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전·닉스, 공부 못한 애가 갔는데"…현대차 직...
일각에서는 상당수 다주택 보유 공무원들이 정작 서울 강남권 주택은 제외한채 세종시 아파트만 처분하는 것은 '강남 집을 팔라'는 정부 정책 시그널과 정반대의 이율배반적 대응이라는 비난도 제기된다. 어진동 C공인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어차피 입지가 좋은 곳을 값싸게 분양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 팔아도 두배가 넘는 차익을 얻기 때문에 손해볼 것 없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