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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룰 개정+주총분산 파급효과…상장사, 주총대란 우려

최종수정 2019.12.17 16:24 기사입력 2019.12.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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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내년 1분기 중 공적연기금 10%룰 면제특례 시행예고
주총시즌 5~6월 분산으로 다수 기업이 특례적용 후 주총열려
상장사, 연기금 적극적 경영참여 땐 '제2의 한진칼 사태' 우려
회계 개혁도 변수…일각선 '제2의 아시아나 사태' 가능성 제기

10%룰 개정+주총분산 파급효과…상장사, 주총대란 우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내년 상장사들의 정기 주총은 공적연기금의 더욱 적극적인 경영참여와 함께 회계법인의 감사 강도마저 높아지면서 곳곳에서 '주총 대란'이 터져나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내년 1분기부터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한 공적연기금이 단기매매차익(단차) 반환 규정(10%룰)의 적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민연금은 주요 투자기업에 대한 지분율을 10% 이상으로 급격히 늘려가고 있다.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 등이 가세하면 주총에서 주요 안건을 둘러싼 표 대결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회계법인의 감사가 어느 때보다 깐깐해져 '제2의 아시아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10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장사 정기 주총에서 국민연금 경영참여 주주제안의 최대 변수로 단차 반환 여부가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이 주주활동 부서와 주식운용부서 간 정보교류 차단장치(차이니즈월)만 갖추면 10%룰을 면제하는 특례 적용을 검토해 내년 1분기 중 시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럴 경우 지난해 7월 도입한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한 국민연금은 배에 돛을 달게 된다. 투자기업의 지분 10% 이상을 확보해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더라도 단차 반환 등의 각종 제재를 받지 않게 됨에 따라 보다 자유롭게 투자기업의 경영참여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들은 국민연금이 '제2, 제3의 한진칼 '을 지목해 경영간섭을 본격화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상장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지난 1월 말~2월 초에도 대한항공 의 경영참여 주주제안 의지를 밝혔다가 469억원 단차 반환 때문에 한진칼에만 경영참여 주주제안을 했었다"면서 "대한항공엔 경영참여 주주권을 쓰지 않았는데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이 좌절됐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말에 국민연금이 금융위에 10%룰 예외 허용 유권해석을 요청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단차 반환 규정이 개정되면 국민연금의 경영간섭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위조차 "단차 반환 규정 개정 취지는 국민연금 등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따른 주주권 행사 증가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상장사들은 국민연금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금융위 등 정부 입김이 기업 경영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공정하게 주주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기업이 믿도록 하려면 최소한 수탁자책임위원회를 독립적으로 설치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독립성을 구축한 뒤에 경영참여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단차 반환 예외 규정을 시행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가 주도하는 '주총 분산'이 10%룰 개정과 함께 악용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 4월 주총 내실화를 위해 정기 주총 시즌을 5~6월로 분산하겠다고 밝혔고, 지난달 4일 법무부가 입법 예고를 했다. 상법상 주총날 6주 전까지 수탁 기관은 투자목적이 '경영참여'인지 밝혀야 하기 때문에 일각에선 이날을 '제2의 한진칼 발표일'이라 부른다. 정기 주총 날짜가 3~4월에서 3~6월로 분산되면 적지 않은 기업들이 단차 반환 특례가 적용된 시점에 주총을 열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상장사 마음대로 주총 분산 개최를 피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금융위는 ▲주총 소집 통지일을 2주에서 4주로 늘리고 ▲특정일, 특정주에 주총을 열 수 있는 기업 수를 정한 뒤 선착순 배분하며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집중 예상일을 정해 상장사에 안내토록 하고 ▲주총 집중일에 주총을 소집하면 사유를 한국거래소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했다.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는 심각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활동의 추진 절차'상 주총에서 경영참여 주주제안을 하기 전에 '비공개 대화→비공개 중점관리→경영참여 외 주주제안 등'을 하는 데만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 정기 주총 시즌에 '제2의 한진칼'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여지는 많지 않다는 주장이다.


회계감사도 내년 주총의 변수로 꼽힌다. 지난 3월 삼일PwC가 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으로 부적정(한정)을 제시한 뒤 주총 3일 전인 26일에 적정으로 바꿨지만 아시아나의 주가는 하루 만에 15%가량 빠졌다. 신용평가사 한 곳이라도 신용등급을 낮추면 1조여원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전기 감사인과 당기 감사인 간 재무 의견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전기 감사인은 주기적 지정제 시행 전 감사 기준을 높여 책임 소재를 줄이려고 하고, 당기 감사인은 과거보다 엄격한 감사에 나서게 된다. 회계법인이 피감사 기업에 높은 수준의 회계 투명성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상장사와 회계법인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소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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