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입성한 세포라…시코르·올리브영과 경쟁구도 형성(종합)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계열사...전세계 2600개 매장
K뷰티 성지 명동서 시코르·올리브영과 경쟁 예상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3, 2, 1!"
3일 오전 11시 30분. 명동 롯데 영플라자 1층의 세포라 매장 앞에서 직원들이 환성을 지르며 세포라를 상징하는 검은색과 흰색 풍선을 띄워올렸다. 세포라의 국내 두 번째 매장을 기념하는 행사에는 벤자민 뷔쇼 세포라 아시아 사장, 조현욱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코리아 회장, 김동주 세포라 코리아 대표이사, 유형주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 유영택 롯데백화점 본점장이 참석해 리본을 잘랐다.
이날 새벽부터 기다린 세포라 마니아들은 줄을 서서 매장 안으로 입장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새벽 6시부터 줄을 선 100명은 세포라가 준비한 선물을 받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수 시간 동안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세포라 측이 커피와 차를 대접하기도 했다. 개장 3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한 여성은 "이 앞에 줄을 선 100명까지 선물을 준다고 해서 아침 일찍 찾아왔다"고 말했다. 오픈 효과 덕택인지 세포라 매장은 오후 시간까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매장 한 쪽에 마련된 메이크업 부스에서는 한 고객이 직원에게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고, 또 다른 곳에서는 직원이 진열된 상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었다.
세포라는 명품으로 유명한 LVMH의 자회사이자 전세계 34개국에서 26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1위 뷰티 편집숍이다. 지난 10월 강남 파르나스몰에 처음으로 1호점을 냈으며, 이번에는 K뷰티의 성지인 명동에 두 번째 매장을 여는 것. K뷰티로 채워진 국내 헬스앤뷰티(H&B) 숍과 달리, 명동 세포라 매장은 랑콤ㆍ겔랑ㆍ크리니크 등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나 자체브랜드(PB) 상품들로 구색이 맞춰져 있었다. 특히 세포라의 PB 제품은 유려한 디자인과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자랑해 화장품 마니아들에게 수집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롯데ㆍ신라ㆍ신세계면세점 등 대형 면세점들이 포진해 있는 명동은 K뷰티의 성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와 시코르를 비롯, 국내 로드숍 브랜드들도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거나 매장을 마련하고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앞세운 세포라가 명동에도 첫 진입하면서 향후 전운이 감돌 전망이다.
국내 H&B 시장은 그야말로 포화상태에 달해 있다. 1위인 올리브영의 성장세도 예전같지 않을 뿐더러 2~3위권 업체는 적자까지 보고 있다. 매달 경쟁하듯 H&B 업체들이 50~60%의 세일을 단행하는 등 가격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브랜드와 충성 팬덤을 등에 업은 세포라가 국내 화장품 유통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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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명동 지역에 점포를 두고 있는 주요 업체들은 매출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은 당장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세포라는 고가의 해외브랜드와 PB가 주요 라인업으로, K뷰티를 전면에 내건 올리브영과는 고객층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며 "매출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9월 말 세포라보다 한 발 앞서 명동 상권에 터를 잡은 신세계백화점의 시코르 역시 "명동 상권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시장 선점에서 뒤쳐진 데다 세포라가 앞서 일본에서 2년 만에 사업을 접은 선례가 있는 만큼, 화제성과 달리 판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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