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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딸깍발이]데이터 움켜쥔 중국 이미 저만큼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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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종합연구소 선임 컨설턴트

'차이나 이노베이션' 혁명적 변화 분석

알리바바-텐센트 결제서비스 주목

정보 직접-공유 경제-빅데이터 활용

IT시대 넘어 데이터 기술 시대로

아이디어에서 출시계획까지 18시간

사용자 중심 서비스

유연한 인재 등용, 오픈화 전략 등

짝퉁 대국서 기술 주도국 된 원동력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2017년 현재 중국 현지 오프라인 상점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비율은 65.5%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농촌 지역에서도 모바일 결제 비중이 47.1%나 된다. 이제 노점상조차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결제하는 것이 오늘의 중국이다. 아직도 지갑에서 신용카드나 지폐를 찾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남산 딸깍발이]데이터 움켜쥔 중국 이미 저만큼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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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푸젠성 출신인 리즈후이 노무라종합연구소 선임 컨설턴트는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는 책을 썼다. 수년간 중국에서 벌어진 혁명적인 변화를 소개한 책이다.

리 컨설턴트는 오늘날 '차이나 이노베이션'으로 불리는 중국의 거대한 변화에 대해 알리바바와 텐센트라는 두 거대 기업을 통해 설명했다. '짝퉁 대국'으로 조롱받던 중국이 어떻게 기술ㆍ서비스를 주도하는 국가로 탈바꿈했을까. 리 컨설턴트는 중국인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 두 기업에 대해 알면 의문이 풀린다고 말한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모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이한 것은 이 서비스가 차이나 이노베이션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각 모바일 결제 수단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결제 방식을 넘어 삶까지 바꿔버렸다. 게다가 모바일 결제는 정보의 집적으로 이어져 빅데이터의 기초 자료가 됐다. 간편 결제가 공유 경제를 이끌어내고, 공유 경제는 활용도 높은 데이터를 제공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이제 IT를 넘어 '데이터 기술(DT)'의 선두주자가 됐다.


세계 최대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 공유 서비스 모두 중국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인구수 때문만이 아니다.

광범위한 결제 정보는 데이터라는 형태로 새로운 가치를 갖는다. 일례로 공유 택시나 공유 자전거 이용 정보는 빅데이터가 돼 특정 시간대에 어느 곳이 붐비는지, 어느 곳에서 사람들이 택시를 타는지 예측할 수 있게 한다.


그뿐이 아니다. 공유 자전거가 제시간에, 제자리에 놓여 있는지 살펴보면 이용자 개인의 성실성을 판단할 수 있는 신용 정보도 된다. 특정인에 대한 금융 정보가 없어도 그의 일상 행적으로 비금융 신용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 거래 이력, 공공요금 납입 이력, 자산 운용 이력, 행동 패턴 모두 개인 신용을 판단하는 자료가 된다.


알리바바그룹 금융 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의 경우 이런 정보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용도가 낮아도 돈은 떼먹지 않고 갚을 사람을 찾아내는 기술 덕이다. 대출 이력이나 카드 결제 내역 같은 금융 관련 정보가 없으면 신용도를 판단받기 어려운 우리와는 다른 상황이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했을까. 규모의 경제, 빠른 경제성장을 요인으로 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차이나 이노베이션의 원동력으로 사용자 중심 서비스, 빠른 의사결정, 유연하고 대담한 인재 전략, 오픈화 전략을 꼽았다.


텐센트의 경우 상품 개발 과정에서 '10-100-1000 규칙'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발자가 다달이 10명의 사용자에게 설문하고 100명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열람하며 1000명의 이용 경험을 수집해 피드백하는 것이다. 이런 의견 수렴 과정 뒤 서비스 향상 차원이라면 1개월 안이라도 서비스 개편에 나선다.


빠른 의사결정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새벽 4시30분 마화텅 텐센트 회장이 의견을 내면 오전에 임원진의 검토가 이어진다. 점심때쯤이면 본부장급이 검토 결과를 내놓는다. 그러면 오후 3시에 기획안이 나오고, 밤 10시에는 상품 매니저가 서비스 개발 계획은 물론 출시 계획까지 제출한다. 아이디어 제안에서 실무 계획까지 18시간이면 가능해지는 셈이다.


실제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 역시 속도전이다. 사내의 여러 개발팀이 동시에 개발하기 시작해 어느 팀이 더 빨리, 더 잘 만드는지 경쟁한다. 우승팀이 정해지면 해당 서비스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한다.


인재 등용에서 국적이나 성별을 따지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외부 인력을 중역으로 활용한다든지, 일과 보육을 병행하는 여성이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는 일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알리바바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마윈에 이어 알리바바 서열 2위이던 차이충신의 국적은 대만이다.


이 밖에 스스로 플랫폼업체가 되기 위해 결제 시스템을 개방한 오픈화 전략도 주목해볼 만하다. 사람과 기업, 사람과 설비,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만능 커넥터를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어떤가. 혁신 경제의 구호만 요란하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기업가 정신이나 이를 뒷받침해줄 제도적 기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 내부의 역량과 자신감은 여전히 부족하다.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리즈후이 지음ㆍ노만수 옮김

더봄

1만7000원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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