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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쁠때도 좋을때도…韓 금융시장 변동성, 주요국보다 컸다"

최종수정 2019.11.18 15:37 기사입력 2019.11.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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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7월·8월 위기 때마다 크게 출렁

10월 이후 개선 속도도 주요국보다 빨라

한국 금융 시장 '높은 변동성' 보여줘

변동성 크면 투자·생산·수출 등 계획과 결정 어려워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전거래일 대비 3.42포인트 오른 2133.66으로 장을 시작한 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전거래일 대비 3.42포인트 오른 2133.66으로 장을 시작한 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올해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주요국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로 시장 상황이 악화될 때는 물론, 지난달 무역분쟁이 완화 조짐을 보이며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도 우리나라의 변동성은 주요국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금융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기업들은 투자, 생산, 수출·입 같은 예정된 일정을 미루고, 장기적인 계획도 세우기 힘들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18일 한국은행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올해 세계적으로 시장이 크게 출렁였던 5월·7월·8월 주요 6개국(미국·독일·영국·일본·한국·중국)의 금리(국채 10년 기준), 주가, 환율 변동성을 비교 분석해본 결과, 우리나라의 변동폭은 거의 모든 경우 평균치를 웃돌았다.


5월 초에는 미국 트럼프 도널드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중국에 추가관세 부과를 선언하며 전세계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4월 말 대비 5월 말 우리나라 금리 변동폭은 -18bp(1bp=0.01%), 주가 변동률은 -7%, 환율 변동률은 -2%를 보였다. 같은 순서대로 6개국 평균치는 각각 -12bp, -6%, 0%로, 이를 모두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7월 1일에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반도체 소재 부품 수출 제한 카드를 빼들며 시장 불안을 야기했다. 6월말 대비 7월 말 우리나라 금리는 -21bp, 주가는 -5%, 환율은 -2%씩 출렁였다. 역시 6개국 평균치(-10bp, -1%, -1%)보다 훨씬 높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8월이 시작되면서 미국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자 위안화·달러 환율은 7위안을 넘어가며 시장이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도 재차 중국 제품에 대한 추과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같은 시기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7월말 대비 8월 말 우리나라 환율 변동성은 -2%로 6개국 평균(-1%)를 웃돌았다. 주가 변동성은 -3%로 평균치와 같았다. 다만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쏠림현상이 뚜렷해져 미국 국채 투자 몸값이 크게 뛰자 우리나라 금리 변동폭(-9bp)은 평균값(-21bp)보다 낮았다.

10월부터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 조짐을 보이며 시장 상황이 나아지자 한국도 그 흐름에 동조하고 있다. 다만 개선 속도 역시 주요국보다 빨라 변동성은 여전히 컸다. '스몰딜' 가능성이 비쳐진 10월 10일 대비 이달 12일 우리나라 금리 변동폭은 38bp, 주가 변동률은 6%, 환율변동률은 3%였다. 반면 6개국 평균치는 각각 23bp, 5%, 1%에 그쳤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취약한 원인이 대내외에 모두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경제연구기관 국제 금융 전문가는 "소규모 개방국가로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크게 받는 탓도 있지만, 현 정부의 경제·외교정책과 실물경제 부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의구심을 심어줬다"고 분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제 시행을 포함한 노동정책이 시행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하락했고,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도 불거지면서 투자자들 심리가 불안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강조하는 사상 최대 수준의 외환보유고와 상관 없이 실물경기가 바닥까지 떨어지자 투기성 자금의 유출입이 컸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변동성이 높아지면 기업들의 의사 결정이 미뤄지고 장기 계획을 짜는 것도 힘들어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짙어질수록 반도체, 자동차, 기계, 석유화학, 철강 등 장치산업 대기업들이 대출과 투자를 줄여 경제적으로 파급력이 더 커진다는 한국은행의 연구결과도 나왔다.


한은의 '기업 불확실성이 기업 대출 및 투자에 미치는 영향' 연구보고서(김영주ㆍ이서현ㆍ임현준)는 각 기업이 직면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해당 기업의 대출과 투자는 줄어든다고 밝혔다.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 563개와 비금융 상장기업 2157개를 대상으로 개별 기업 주식가격 일별 수익률의 연간변동성(2006~2015년)을 활용해 조사한 결과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구체적으로 조사 대상 전체 기업들의 주가수익률 변동성이 전년대비 10%포인트 늘어날 때 기업들의 대출 증가율은 1% 포인트 감소하고, 투자률(투자/자산*100)은 0.03%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기업 규모가 클수록 불확실성에 의한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주가수익률 변동성이 10%포인트 증가시 자산규모 상위 20%기준 기업들의 대출 증가율과 투자율은 각각 -1.8%포인트, -0.08%포인트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이나 경공업보다 중공업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취약한 특징도 잡혔다. 대규모 장치산업일수록 조(兆)단위 설비투자 비용이 투입돼 리스크가 높아지는 탓이다. 주가수익률 변동성이 10%포인트 확대되면 반도체ㆍ자동차ㆍ기계ㆍ석유화학ㆍ철강 기업들의 대출 증가율은 1.6%포인트, 투자율은 0.2%포인트씩 떨어졌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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