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北, 기존 '남북관계'에도 최후통첩…"대북정책 대전환 필요"

최종수정 2019.11.15 12:31 기사입력 2019.11.15 12:31

댓글쓰기

금강산 남측 시설 일방적 철거 시사하는데
정부, 북한인권결의안서 빠지며 北눈치보기
"정부, 금강산 미련 버리고 남북관계 새판짜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7월 1일 보도했다.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악수하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7월 1일 보도했다.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악수하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의 일방철거 가능성을 시사하며 정부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금강산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정부는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며 북측에 수차례 통지문을 전달했지만 북한은 일체 호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최후통첩을 계기로 정부가 금강산은 물론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새로운 관계정립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금강산과 관련힌 '일방철거'의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초 '철거'를 통지한 이후에도, 실제로 '일방적인' 철거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해왔다. 관광을 차세대 산업으로 손꼽은 이상 지속적인 해외투자유치는 필수불가결하다. 일방철거는 계약을 통해 형성된 사업권에 무시다. 이는 북한에 대한 해외투자자의 관심을 스스로 차단하는 행위다. 그럼에도 북한이 일방철거를 시사한 것은, 그만큼 북한이 관광과 경제발전에 대한 조급함을 드러낸다는 평가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에 북·미관계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고, 자력갱생 통한 관광산업은 일으켜야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정세를 길게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현 제재상황에서는 (경제발전을 위해) 관광 밖에는 할 것이 없는데, 금강산은 대규모 관광자원이자 인근 원산갈마하고도 이어지는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입장에서는 당장 몇 년 내에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일방철거로 인한 투자신뢰도 하락은 나중의 일로 볼만큼 상황이 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메시지는 '금강산 내 남측시설 철거와 재개발'이라는 북한의 종전의 발표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평가다. 대남·대미 압박 차원이라기보다는 관광을 통한 경제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북·미관계에 집중하면서 남북관계에는 선을 긋는 한편 금강산 독자적 개발에 대한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결정은 남쪽에 대한 불만과 서운함, 압박의 차원도 있겠지만 오히려 김 위원장의 경제정책 추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두손을 맞잡고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두손을 맞잡고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북한의 대남 선긋기에 불구하고 정부의 대북 구애는 계속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 견인을 위해 제74차 유엔 총회 3위원회에서 14일(현지시간) 투표 없이 컨센서스로 채택된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제안국가에 참여하지 않았다.


외교부측은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인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일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14일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만나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 변화가 없어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남측을 배제한 독자적 개발로 마음을 굳혔을 뿐만 아니라, 대북제재 인해 공동개발사업 참여 등 '창의적 해법'도 유의미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제에 남북관계의 새판 짜기에 돌입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금강산 관광 전면 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은 환영하겠지만 편법에 가까운 창의적 해법을 북한이 반길 이유는 찾기 어렵다"면서 장기적인 차원에서 남북문제를 새롭게 접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역설적으로 지금 금강산을 버려야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창의적 해법이 나온다"면서 "정부는 이제 금강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다른 영역으로 접근하는 것이 창의적인 해법을 만드는 것이며 남북관계의 새판 짜기를 시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