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호 도시재생' 창신·숭인…"역사·산업·문화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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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장 전망대 기존현황(첫번째 사진)과 전망대 조성 후(두번째 사진) 변화.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은 조선 수도 한성의 내사산 중 하나인 낙산 자락에 위치한 성밖 마을이다. 물이 맑고 골짜기마다 풍치가 아름다워 조선시대 문신들의 집이나 별장지로 사랑받는 곳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서울에 석조건물을 세우려던 일제에 의해 낙산은 채석장이 됐다. 광복 이후 채석장 사용은 중단됐고 한국전쟁 이후 서울로 상경한 이주민과 피난민이 채석장 일대로 모여들면서 마을을 이뤘다. 낙산을 품은 동대문 바로 옆 동네인 오늘날 창신숭인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2007년 뉴타운으로 지정됐다가 주민 반대로 지정 해제됐고 20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5년. 창신숭인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전면 철거 후 새로 짓는 대대적인 변화 대신 이 지역 역사·문화자산과 봉제산업 터전을 지켜내고 이를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차곡차곡 쌓아온 동네의 역사와 이야기, 친숙한 삶의 터전을 주민 스스로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기로 결정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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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30일 올 연말 마중물사업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창신숭인 현장에서 지난 5년 간 공공과 주민이 함께 만들어낸 마을의 변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 달 일제강점기 아픔을 간직한 채석장 절개지 위엔 '채석장전망대'가 문을 연다. 당초 접근이 제한됐던 낙산배수지 인근에 시민휴식공간을 조성하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서울 도심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깎아내리는 회색빛 절벽 위 전망대에 오르면 바로 아래 펼쳐진 한양도성부터 더 멀리 고층의 스카이라인까지 서울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봉제산업 1번지로 1100여개 업체와 3300여 봉제인의 '삶의 터전'인 창신숭인의 봉제산업도 도시재생으로 새로운 활력을 찾고 있다. 창신동 봉제거리에 들어선 문화공간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은 지난해 4월 개관 후 지금까지 총 2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서울 패션산업의 든든한 조력자인 봉제산업의 역사와 가치를 다양한 체험·전시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봉제 장인과 함께 하는 한복 원데이 클래스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창신숭인은 전국 1호 '지역재생기업(CRC)'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지역주민들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이다. 백남준 기념관의 마을카페 운영과 도시재생 전문가 교육 등을 통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며 도시재생을 넘어 '도시자생'을 이끄는 주역이다. 최근에는 다른 도시재생 지역의 주민역량강화 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도시기반시설의 대대적인 정비와 마을 유휴공간 등을 활용한 커뮤니티 시설 확충으로 주민들의 정주여건도 크게 개선됐다. 노후 골목길과 계단난간은 정비하고 어두운 골목길엔 CCTV와 비상벨(14개소), 안심이 장치(150개소), 태양광 조명등(200개소) 등을 설치해 범죄예방 환경을 조성했다. 노후 하수도(9.4km) 정비는 2021년까지 완료된다.


방치됐던 동네 산꼭대기에 창의적인 놀이공간 겸 복합문화공간 '산마루 놀이터'가 지난 5월 문을 열었고, '주민공동이용시설'도 각 동별로 총 4개가 새롭게 생겼다. 청소년 문화시설 겸 공공도서관(주차장 176면 포함)도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조성 중이다.


이 모든 과정은 주민이 주도했다. 2013년 뉴타운 해제를 위한 동의서 징구, 2014년 도시재생 선도사업 선정과 사업 진행 모두 주민 주도로 이뤄졌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주민들이 함께 활동하고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진 101개 주민 주제공모사업과 마을배움터에는 주민 1840명이 참여했다.


창신숭인 도시재생선도사업은 종로구 창신1·2·3동, 숭인1동 약 83만㎡ 지역을 대상으로 공공의 마중물사업과 이를 보완·확장하기 위한 연계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마중물사업은 내년 3월 창신3동 공동이용시설인 '원각사' 개관만을 남겨 놓고 있다. 서울시는 마중물사업 종료 후에도 내년 말까지 노후 도로, 계단, 골목 등을 정비하는 '노후 주거지역 거리경관 개선사업'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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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국내 1호 창신숭인 지역의 도시재생 사례가 서울을 넘어 국내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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