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선서 '좌파'후보 승리…경제난에 분노한 민심, 정권 교체로(상보)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아르헨티나에서 '페론주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좌파 정권이 4년 만에 귀환한다. 오랜기간 이어진 경제난과 긴축정책을 견디지 못한 국민들의 분노는 정권 교체 시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을 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결과 좌파연합 '모두의전선' 소속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60)가 친기업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60)를 꺾고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날 약 90%의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페르난데스 후보의 득표율은 47.8%로 마크리 현 대통령(40.7%)을 7%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에 따라 페르난데스 후보는 2차 투표 없이 오는 12월10일 대통령직에 취임하게 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는 4년 만에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교체된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외국 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복지 확대와 임금 인상 등 좌파 포퓰리즘인 소위 페론주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마크리 정권이 추진해 온 경제개혁에 대한 심판이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은 35%까지 치솟았고 페소화 가치는 2018년 1월 이후 무려 70% 급락했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조치 이후 정부가 대대적인 긴축정책을 펼치며 물가도 급등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위기에 대한 분노가 좌파정권의 귀환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앞서 2015년 대선에서 좌파 부부 대통령 시대에 마침표를 찍으며 남미 지역에서 '핑크 타이드(Pink Tideㆍ온건 사회주의 물결)'의 퇴조 신호탄을 쐈던 마크리 현 대통령조차 경제난에 등 돌린 표심으로 무릎 꿇은 셈이다.
여기에 페르난데스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7~2015)이 정치일선 복귀를 선언하면서 좌파 결집효과까지 더해졌다.
다만 이날 득표율은 페르난데스 후보가 마크리 대통령을 20%포인트 이상 앞섰던 최근 여론조사 결과보다는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이다. 컨설팅회사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지메나 블랑코는 "페르난데스 후보에게 너무 좌파 정책으로 치우치지 말라는 경고"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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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아르헨티나식 대규모 포퓰리즘을 의미하는 '페로니즘' 부활 우려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8월 예비 대선 직후 이 같은 우려가 시장에 즉각 반영되며 증시ㆍ환율ㆍ채권은 '트리플 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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