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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영의 야간비행]공정세대 1990년생, '불평등'에 반기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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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조윤호 '공정하지 않다'
90년대생이 원하는 공정함 6가지로 설명
"세상 바뀔수 있다 믿고 공통점에 주목하라"

[기하영의 야간비행]공정세대 1990년생, '불평등'에 반기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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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 시스템 속에서 자란 세대. 동시에 촛불혁명이라는 세계사에 유례 없는 경험을 한 세대.


'공정하지 않다'는 한국의 1990년대생들의 특성에 대해 논한 책이다. 저자들은 프롤로그에서 "일차적으로 오늘날 청년세대의 자기 시간을 설명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쓴 책"이라면서도 "청년세대가 원하는 우리 사회의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세대인 90년대생을 알고 싶은 이들이나 90년대생인 이들 모두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청년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공정하지 않다'는 90년대생들이 원하는 공정함을 6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자격이 없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돈도 실력인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 '사회의 책임을 개인에게 묻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바닥은 놔두고, 천장만 없애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자신도 지키지 못할 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개인적인 것에 올바름을 묻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등 각 소제목 자체도 미사여구 없이 과감하고 솔직하다.


저자들은 기성세대가 제공해온 이념적 프레임으로 더 이상 청년세대를 설명할 순 없다고 말한다. 기성세대는 기존 정치 프레임으로 해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대가 탈이념을 지향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는 청년들이 탈이념화한 게 아니라 이들이 따르는 새로운 이념에 대해 사회가 설명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20대를 민주화세대와 태극기부대 사이의 어느 좌표에 놓을 이유가 없다"고 꼬집는다.

청년들은 보수화한 것이 아니다. 탈이념화한 것도 아니다. 사회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더 원대해진 것뿐이다. 2016년 공정함이라는 가치 아래 최고 권력자를 끌어내리는 데 가장 앞장섰기에 변화의 기대치가 높다는 게 저자들의 설명이다.


사회가 이런 청년들의 목소리를 이해하는 데 애 먹는 것은 이들에게 자기들을 대변하는 정치적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 세계에서 '개인'으로만 존재하는 청년들은 자기들만의 요구를 대변하는 세력도 조직도 지도자도 없다. 여기서 보수, 혐오, 이기주의라는 오해가 생긴다.


그럼에도 사회가 청년들의 고민과 불만을 경청해야 하는 것은 이들의 불만이 어떻게 해소되느냐에 따라 사회의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20대에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평생 그 세대의 가치관과 행동방식을 결정한다"며 "한 사회의 과제도 그 사회의 청년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지고, 그들의 불만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 짓는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공정함에 목마른 청년들이 원하는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차이가 아닌 공통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자기들이 이뤄낸 대단함을 믿고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세대, 젠더, 이념 등 겉으로 드러나는 갈등을 두고 함께 해야 할 사람들끼리 싸우는 게 아니라 변화를 가로막고 있는 진짜 갈등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갈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성세대 역시 청년들이 보여준 위대함을 북돋우고 세상을 바꾸는 일에 함께 하자고 말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90년대생이 마주한 가장 심각한 갈등은 무엇인가. 그것이 세대갈등이고 젠더갈등이고 보수와 진보의 갈등인가.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의 평등과 자유를 막고 있는 '불평등'이다. 이 불평등은 곧 세습자본주의를 의미하며 90년대생들이 할 일은 세습자본주의와 싸우는 것이다. 자기들의 기득권을 대대로 이어가려는 특권 엘리트층과 싸우는 것이 공정세대가 벌여야 할 진짜 싸움이다. <중략> 그 와중에 함께 할 수 있는 이들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변화와 성공에도 기뻐하며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 자격이 있다.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믿어라."(322~323쪽)


<공정하지 않다/ 박원익·조윤호 지음/지와인/1만5800원>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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