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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혁신과 파격의 룰 브레이커…강희석, 위기의 이마트 구원투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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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조직장악이 중요한 숙제
과감한 인사, 유통 변화에 대응
업계전반 세대교체 신호탄 될 듯

[사람人]혁신과 파격의 룰 브레이커…강희석, 위기의 이마트 구원투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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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혁신적인 룰 브레이커' vs '현장 경험 부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이마트의 수술을 맡을 적임자로 선임된 강희석 신임 대표(50)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적인 인사에 강 대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1일 선임된 강 대표는 이마트의 첫 외부 수혈 최고경영자(CEO)다. 6년 동안 이마트를 이끈 이갑수 대표가 용퇴한 자리에 사상 처음 외부 인사를 앉힌 것이다. 또 기존 관행을 깨고 이마트 부문만 인사를 앞당겨 실시했다. 형식과 내용 모두 파격이다. 그만큼 이마트 내부의 위기감은 상당했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적자(299억원)를 기록했다. 국내외 점포 출점도 발이 묶였다. 국내에선 최근 3년간 7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전체 점포 수도 2016년 147개에서 올해 141개로 줄었다.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초저가 승부에 나섰지만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생존을 위한 혁신에 나섰지만 기존 오프라인 사고에서 변화하는 데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향후 전망도 녹록지 않다. 결국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위기를 타개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이 낙점한 구원투수가 강 대표인 것이다. 강 대표는 유통 현장 경험이 전무하다. 경영과 관련한 경력도 없다. 그는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1994~2005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일한 공무원 출신이다. 200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고 이듬해 경영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강 대표는 2009년부터 이마트의 컨설팅을 맡아왔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그룹 부회장에 올라선 것이 2006년이다. 10년 가까이 여러사업에 관여하며 조언자로 활동한 것.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삐에로쑈핑 등에도 관여했고,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 설립과 관련해서도 컨설팅으로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이마트에 미국의 월마트가 어떻게 온라인 강자 아마존을 이겨내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강 대표가 향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세대교체다. 이 전 대표는 1957년생이다. 강 대표는 1969년생으로 이 전 사장보다 열두 살이나 젊다. 또 1968년생인 정 부회장보다는 한 살 어리다.


시장에서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강 대표가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ㆍ외부 인사'라는 타이틀에 주목해야 한다"며 "신세계그룹이 유통의 변화에 과감한 혁신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며 "단지 유통업체뿐만이 아니라 다른 제조ㆍ서비스업체 전반에 불어올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서 학장은 이어 "우려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결국 새 대표가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조직 장악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컨설턴트가 CEO로 임명되는 사례가 많고 이번 인사도 룰 브레이커를 선임한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유통업계를 넘어 오프라인 산업 전반에 룰 브레이커가 쓰나미처럼 몰려들 것" 이라고 전망했다.


과제도 만만치 않다. 실적이 불러온 인사인 만큼 결국 강 대표도 실적으로 평가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의 원칙을 '실적'으로 꼽았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인프라 활용과 온라인으로 대표되는 신유통에 대한 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 강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힌 바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 대표가 10년간 쌓아온 컨설턴트로서의 이력이 인정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며 "컨설턴트 출신이기 때문에 그만큼 객관적인 시선으로 변화와 혁신의 생존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장악력 역시 남겨진 숙제다. 유통가에서는 대표를 외부에서 선임한 것에 대해 이른바 '메기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행시 출신 컨설턴트로 직접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는 점이 오히려 어떻게 작용할지가 변수다. 모두가 대표이사 자리를 꿈꾸며 동고동락하는 '공채 문화'에 익숙한 기업 환경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할지가 관건이라는 것.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영 전략 회의에서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늦게 온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는 사상 첫 2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되던 때였다. 정 부회장의 위기론을 강 대표가 어떻게 기회로 되돌리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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