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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회의실서 '노조사찰 정황' 촬영한 세스코 직원…2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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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회의실에서 노동조합 사찰 정황이 담긴 내용을 촬영해 노조에 공유했다 사측으로부터 건조물 침입 혐의로 고소당한 직원이 1심의 벌금형을 뒤집고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부(유남근 부장판사)는 종합환경위생기업 세스코 직원 박모(33)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50만원을 내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노조원인 박씨는 2017년 11월 본사 회의실에 들어갔다가 화이트보도에 '노조원 A씨가 점심시간에 거래처 주변 식당에서 B씨와 C씨를 만났고, D씨에게 조합가입을 권유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박씨는 이를 촬영해 사진을 노조에 공유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사측은 "회의실 출입문에 '태스크포스(TF) 인원 외 회의실 사용 및 출입 금지'라는 표시가 돼 있었는데도 박씨가 인사팀 회의 내용을 촬영하려고 무단으로 회의실에 들어갔다"며 지난해 1월 박씨를 건조물침입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박씨를 약식기소했고, 박씨는 무죄를 다투겠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박씨는 1심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각 층 공조실과 전기배전실(EPS실)을 출입하며 층별 방제작업을 하는 것이 자신의 기본 업무였고, 그날도 방제작업을 위해 관리소에서 받은 마스터키와 출입카드로 회의실에 들어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당시는 세스코 노조가 막 설립됐을 시기로, 회사가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던 상황이었다"며 "우연히 노조 사찰행위를 알게 됐고, 그 정황이 지워지기 쉬운 화이트보드에 쓰여 있었다면 누구라도 증거를 남기고자 촬영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방제작업을 위한 작업 도구를 소지하기는 했으나 별다른 방제작업을 하지는 않은 점,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회의실에 출입한 것은 관리자 의사에 반한다고 봐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무단침입이 인정된다"며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박씨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씨가 당시 회의실 구역 방제작업을 하려면 먼저 약제가 보관된 공조실에 들어가야 해 회의실을 통과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회의실에 출입할 당시 방제작업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객관적 자료도 없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회의실 화이트보드에는 직원들의 노조 활동내용이 기재돼 있었고, 그 중엔 일부 노조원의 회사 외부 행적으로 보이는 내용도 존재했다"면서 "피고인으로서는 회사가 노조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촬영 외 영업비밀 침해 등 다른 위법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는 없으며, 촬영이 허용범위를 넘은 위법 수준의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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