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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윤석열 '쿨한 MB정부' 기억…그해 봄 檢의 '칼바람' 잊었을까

최종수정 2019.10.19 21:21 기사입력 2019.10.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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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검 국감에서 '중립적인 정부' 질문에 답변…MB정부 시절 검찰의 행동, MBC PD "죽음과도 같은 암흑의 시절"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명박 정부 때 중수부 과장으로, 특수부장으로 한 3년 간 특별수사를 했는데 대통령 측근과 형 이런 분들을 구속할 때, 별 관여가 없었던 것으로, 상당히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7일 대검찰정 국정감사에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비교하면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적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다.


윤 총장이 언급한 이명박(MB) 정부 시절의 검찰은 실제로 어떤 모습이었을까. 당시 검찰이 벌였던 행동을 기억하는 이들은 윤 총장 발언을 보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 역사에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을 ‘칼바람’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MBC 한학수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총장이 쿨하다고 하던 시기에, PD수첩은 죽음과도 같은 암흑의 시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 시절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2009년 3월26일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는 이런 얘기가 나왔다.

[정치, 그날엔…] 윤석열 '쿨한 MB정부' 기억…그해 봄 檢의 '칼바람' 잊었을까


“검찰 출석 요구서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사람을 일요일 가족이 보는 앞에서 체포했다.”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검찰의 모습을 민주주의 근간을 망가뜨리는 행위로 규정했다. 도대체 누구를 체포했기에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일까.


박 정책위의장 우려는 2009년 3월25일 벌어졌던 사건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이날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 보도와 관련해 이모 PD를 체포했다.


검찰의 PD수첩 수사는 특정 방송사 프로그램을 둘러싼 사건 이상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PD수첩이 2008년 내보낸 프로그램 때문에 광우병 촛불집회가 번졌다고 판단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검찰 내부에서 수사의 부적절성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질 정도로 논란의 대상이었던 사건이다.


검찰은 수사진 교체까지 단행하면서 수사를 이어갔고 제작진에 대한 체포로 이어졌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 문제는 국경 없는 기자회, 국제기자연맹 등에서 ‘방송의 독립과 관련된 정권차원의 개입’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제는 인권차원에서 국제앰네스티까지 이 문제를 들고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주목할 부분은 박 정책위의장의 우려가 나온 당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가 보여준 모습이다. 당시 검찰은 MBC PD 4명과 작가 2명 등 6명의 거주지로 수사진을 보내 컴퓨터와 문서 등을 압수했다. 체포한 PD를 제외한 나머지 제작진에 대한 신병확보에도 나섰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당시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언론인들을 마구 잡아들이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한 나라일 것”이라며 “공정보도를 주장하면 기자가 구속되는 나라, 정권을 비판하면 기자들과 전쟁도 불사하는 부끄러운 나라”라고 말했다.


검찰 역사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시기다. 이른바 검찰의 ‘하명수사(청와대가 하명하면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방식)’ 논란이 가중됐던 때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은 한국 정치와 검찰 역사에 깊이 각인되는 한 해였다. 전직 대통령 관련 인물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이어졌고 그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나라가 충격에 빠진 바 있다.


윤 총장은 2009년 8월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으로 부임한 뒤 2012년 7월까지 대검 중앙수사2과장, 중앙수사1과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7월부터 2013년 4월까지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장을 지냈다. 윤 총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검사들이 선망하는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중요 수사부서 책임자로 활동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윤 총장에게는 당시의 기억이 쿨하게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검찰이 보여줬던 모습이 사회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검찰 수장의 공식적인(국정감사장) 발언은 그 자체로 중요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검찰 수장의 시대 인식과 철학 등이 녹아 있는 발언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때문일까. 윤 총장 국감 발언이 논란이 되자 대검에서는 “오해 소지가 있었다”면서 다음과 같은 해명 자료를 내놓았다.


“검찰총장은 과거 본인이 검사로서 직접 처리한 사건을 예로 들며,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검찰 수사 과정의 경험 및 소회를 답변하려 했다. 특히 현 정부에서는 과거와 달리 법무부에 처리 예정 보고를 하지 않고, 청와대에서 검찰의 구체적 사건 처리에 관하여 일체 지시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려고 했다. 해당 의원이 답변 도중 다른 질의를 이어감에 따라 검찰총장의 답변이 중단됐다. 검찰총장이 설명하려던 취지가 충분하게 전달되지 못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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