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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중국 車시장…날개 편 日·獨 낙하산도 못편 韓·美

최종수정 2019.10.15 11:43 기사입력 2019.10.1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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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중국 車시장…날개 편 日·獨 낙하산도 못편 韓·美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자동차시장이 1년4개월 이상 역성장의 늪에 빠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간 희비가 국가별로 극명히 갈리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중국과 외교적으로 갈등 선상에 있는 한국과 미국의 완성차 브랜드는 판매가 급감하면서 시장점유율이 날로 쪼그라드는 반면 프리미엄 차종과 친환경차 틈새시장을 파고든 독일과 일본계가 자리를 꿰차는 형국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구조조정을 키워드로 중국시장 경영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한편 제네시스와 전기차 등 고급·친환경차를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었으나 업황 악화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시장 판매 목표치도 재차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독일계(23.8%), 일본계(21.7%), 미국계(9.5%), 한국계(5.0%)의 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독일계와 일본계는 각각 2.2%포인트, 3.4%포인트씩 점유율이 상승했다.


한국과 미국계 브랜드의 동반 부진은 기본적으로 중국 자동차시장 불황에 더해 각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통상 마찰에 따른 보복 관세 등 국가 간 첨예한 갈등 요소가 맞물린 결과다. 업체별로는 미국 GM이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며 포드 역시 3분기 연속 두 자릿수의 판매감소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신세다. GM은 올해 3분기 중국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한 68만9531대를 팔았다. 올해 1~9월 누계로도 15.8% 줄어든 226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달에도 이어져 중국 자동차시장이 지난해 대비 6% 축소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 판매량은 각각 14%, 36% 줄었다. 점유율도 3.6%와 1.1%로 더 낮아졌다. 사드 사태 이전 10%를 웃돌던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4% 선에 묶인 지 오래다.


국가·업체별 실적 양극화 현상의 장기화 조짐이 보이자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기업은 중국시장 경영 전략을 전면 재수정하고 심기 일전에 나선 분위기다. 하지만 국가 간 갈등 외에도 시장 불황으로 인한 재고 증가가 설비 과잉 문제까지 일으켜 상황은 여의치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미국 컨설팅회사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중국 내 자동차 제조사 26개사 중 현대기아차와 프랑스 르노, 미국 포드, 중국 지리차·BYD 등이 가동률 70% 이하로 공장 영업이익률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80%)을 밑도는 실정이다. 반면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계 공장 가동률은 100%를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두 가지를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에서 사드 후폭풍과 전략 부재에 따른 부진에서 극적 반등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나는 프리미엄, 둘째는 친환경차다. 프리미엄 전략은 이미 계획한 때를 놓친 만큼 더 치밀하게 서둘러야 하고, 친환경차는 상품성 있는 전기차와 함께 업계 1위로서 미래 선점 가치가 있는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를 무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와 최대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도요타는 현지 합작법인(JV)을 통해 수소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나아가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 카에서도 협력하기로 최근 제휴했다. 이는 수소전기차뿐 아니라 현지 협업처를 늘림으로써 내수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도 일본 사례에서 학습 효과를 얻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역사적으로 중국과 갈등의 골이 깊은 일본이지만 중국 자동차시장에서는 승승장구하는 배경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일본은 현재 중국 중고차시장에서 차량 구입 3년 후 잔존가치율 비교 시 상위 브랜드 10개 중 5개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브랜드 신뢰도 제고가 신차 구입으로도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잔존 가치가 높은 일본 브랜드 선호 경향이 뚜렷해졌고 신차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가 간 정무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 보이콧 대상국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의 피해를 보전해줌으로써 불안을 해소하고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는 전략이 주효하다"고 조언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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