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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에 빠진 타타스틸…글로벌 M&A 실패 후 인도 시장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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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에 빠진 타타스틸…글로벌 M&A 실패 후 인도 시장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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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인도 철강 기업 타타스틸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2000년대 초 '글로벌 전략'을 필두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섰다가 공급 과잉,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위기에 빠진다. 이에 따라 사업장 매각 등 '효율화 전략'으로 선회했으나 이 마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 하고 있다. 글로벌 M&A에 무리하게 나섰다 구조조정을 진행한 타타스틸은 앞으로 재무안전성을 기반으로 탄탄한 내수 시장에 기반한 성장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오너의 조급한 결정…'글로벌 전략' 아래 M&A 단행= 시작은 타타스틸의 오너 라탄 타타의 은퇴 선언이었다. 그는 2007년 은퇴 선언하면서 글로벌 M&A를 추진하는 '글로벌 전략'을 발표한다. 은퇴 후 후계자에게 부담을 주기 않기 위해서였다.

글로벌 전략의 명분은 글로벌 경쟁이었다.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타타스틸이 인도기업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라탄 회장이 글로벌 M&A 추진에 불을 지핀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인도 미탈스틸의 부상이었다. 미탈 회장이 M&A를 통해 10여 년 만에 세계 1위 철강사로 발돋움한 것이 타타스틸에 자극이 되었다.


이런 배경 속에 타타스틸은 2000년 최초로 영국의 전통적인 차(茶) 기업을 인수한 뒤 자동차, 화학, IT서비스, 호텔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M&A를 단행했다.

◆ 호황기 고가 인수…재무부담 부메랑으로 돌아와 = 몸집을 키웠던 타타스틸은 2008년을 기점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지게 된다.


타타의 첫 해외 M&A는 2004년 싱가포르 전기로 기업인 낫스틸 인수였다. 이어 2006년 태국 전기로 기업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타타스틸은 재무적인 부담이 크지 않았다.


문제는 2007년 영국의 코러스(구 브리티시 스틸) 인수였다. 당시 타타스틸 일부 경영진이 인수에 반대했으나 라탄 회장이 인수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탄 회장이 인수를 강행한 이유는 서유럽 철강 경기를 낙관했기 때문이다. 이 판단으로 타타스틸은 코러스 입찰 가격을 최초 기업 가치 평가금액보다 75% 높게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실사와 인수 후 통합작업(PMI)를 하면서 연금부채 등과 같은 추가 문제가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1년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고, 3년 뒤 유럽발 재정위기가 닥쳤다. 타타스틸 위기의 서막이었다.


◆글로벌 사업역량 부족…전략 선회했지면 역시 실패= 타타스틸이 위기에 빠진 배경으로 글로벌 사업 역량이 부족했던 점이 꼽힌다. 타타스틸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대규모 M&A 경험이 없었다.


임정성 수석연구원은 “타타스틸이 생산능력만 4배 이상 큰 코러스를 120억 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한 것은 모험이었다”며 “타타스틸은 코러스 인수 후 약 4년간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고 자율경영에 맡긴 결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실패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 추진도 지연됐다”고 평가했다.


또 글로벌 M&A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과 달리 실행 순서가 어긋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초 타타스틸은 인도에 슬라브 전용 제철소(칼링가나가르)를 신설한 후 유럽사업장에 공급해 압연하는 탈일관화(De-integration) 전략을 구상했다.


문제는 인도 제철소 건설계획이 10년이나 지연됐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 내수시장에 투자하는 대신 이미 철강산업 쇠락기에 접어든 서유럽에 집중 투자하는 오판을 한 셈이었다.


이로 인해 WSD 경쟁력 평가에서 2006년 1위를 기록했던 타타스틸은 코러스 인수 직후 6위로 하락했고 2019년 평가에서는 17위까지 미끄러졌다.


◆ 구조조정 본격 추진…해외 사업장 정리하고 인도에 집중= 타타스틸은 코러스 인수 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 유럽과 동남아 사업장을 매각하는 ‘플랜 B’ 전략이었다.


우선 자회사 수를 올해 안에 약 300개에서 100~120개로 축소하고, 2018년 발표했던 비핵심 사업 5개(전기강판 생산, 독일 알루미늄 지붕재 사업, 영국 도금업체, 터키 도금업체, 영국 유통가공업체)를 본격적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영국사업장 매각은 2016년 영국 총선에서 정치사회 이슈로 부각되며 무산됐고, 경쟁력 개선을 위해 독일 티센크루브와 합병을 결정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동남아 사업장 매각 계획도 지난 8월 중국 정부의 불허로 무산됐다.


이후 타타스틸은 10억 달러 규모의 부채 감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이에 따라 유럽과 인도의 설비투자금액보다 20~25% 감축하고 원가절감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철강 관련 30여개 자회사를 4개 사업군으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임정성 수석연구원은 “타타스틸 회장인 찬드라세카란과 타타스틸 글로벌 CEO인 나렌드란이 잡음 없는 해외사업 구조조정과 인도 집중전략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참고 포스코경영연구원 이슈리포트]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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