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 '비핵화' 실천하면 南·국제사회도 상응 행동 보여줘야"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9기 출범식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를 실천하면 우리와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19기 자문위원 출범식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의 시대를 가리키는 시계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며 "때를 놓치지 않는 지혜와 결단력, 담대한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주 유엔(UN)총회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북·미 실무회담과 3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의 실질적 진전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며 "유엔총회에서는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드는 일은 북한의 행동에 화답하는 행동으로 신뢰를 쌓는 일"이라며 "비무장지대 내의 활동에 국제사회가 참여함으로써 남과 북 상호 간의 안전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제평화지대'로 변모하는 비무장지대 인근 접경지역은 국제적 경제특구를 만들어 본격적인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평화경제는 70년 넘는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남북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의 시대를 여는 일이며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진정한 교량국가로 발전하는 길이기도 하다. 민주평통과 함께 '비극의 땅' DMZ를 '축복의 땅'으로 바꿔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은 한반도가 평화를 넘어 하나가 돼가는 '또 하나의 꿈'으로, 한반도의 평화 위에 남북의 협력과 단합을

세계에 선포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19기 민주평통이 이의 실현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새로 임명된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문 대통령께서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5대 국정기조로 천명했다"며 "그 동안 몇 차례 고비에도 불구 남과 북, 미국은 좋은 방향으로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남북관계를 느리지만 유턴없이 원래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끌고나갔다"고 말하며 참석자들로하여금 박수를 유도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기 위해 민주평통 19기도 열심히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과 참석자가 모두 일어나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민주평통은 평화 통일을 실천하기 위해 1980년대 초반 설립된 범국민적 통일 기구로, 2년 단위로 출범한다. 제19기 자문위원은 국ㆍ내외 인사를 합쳐 총 1만9000명에 이른다. 통상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개최해왔으나,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우려 등으로 행사 규모 및 참석 인원을 축소해 청와대에서 진행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