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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떨어진 韓 기업들…좀비기업 바이러스 점점 퍼진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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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


1분기 이자보상배율 4.7배로 5년만에 최저

100곳 중 14곳은 3년째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

기업부채비율도 5년만에 최고

금융안정지수는 '주의단계'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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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창환 기자] 우리나라 기업이 은행 이자로 낼 돈 대비 벌어들인 수익이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업들의 부채 비율도 5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대외적으로 미ㆍ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유럽 경제 침체 등으로 수출기업들 실적이 고꾸라진 영향이 컸다. 안으로는 내수 부진, 투자 감소 탓에 기업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3년째 번 돈으로 이자도 충당 못 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도 지난해 기준 100곳 중 14곳에 달했다.

◆재무 건전성 떨어져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분기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기업 2118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1분기 이자보상배율은 4.7배로 작년 1분기 9.5배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에는 기업들이 은행에 지급할 이자에 비해 9.5배 많은 영업이익을 냈는데 올해 1분기엔 4.7배밖에 벌지 못했다는 의미다. 4.7배는 2014년(4.0배)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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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중을 나타내는 기업 부채 비율은 1분기 기준 80.8%로 역시 5년 만에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2014년 91.5%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70%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1분기 다시 80%대로 진입했다. 임광규 한은 금융안정국 차장은 "유럽발 경제위기 여파가 지속되고, 우리나라 부동산시장까지 침체되며 2014년까지 경기가 가라앉아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았었다"며 "작년 초반까지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다가 작년 후반부터 기업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모두 악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번 돈으로 이자도 충당 못하는 '회생 불가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 2만2869개를 대상으로 '3년간 이자보상배율 1미만'(기업들이 번 돈으로 은행 이자도 못 낸다는 것)을 기록한 한계기업들의 추이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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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위험 크게 증가


한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계기업은 3236개로 외감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2%에 달했다. 2017년(3112개,13.7%)에 비해 개수는 124곳, 비율은 0.5%포인트 상승했다. 민좌홍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한계기업은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데다 저신용등급과 자본잠식 상태인 기업 비중이 높아 경영 여건이 추가로 악화될 경우 부실 위험이 크게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계기업 비중이 전체 평균(14.2%)보다 높은 업종은 숙박음식(35.8%), 조선(24.0%), 부동산(22.9%), 운수(18.7%), 해운(16.8%)이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내 한계기업 비중이 10.6%로 2017년(9.9%)대비 0.7% 포인트, 중소기업은 14.9%로 같은 기간 0.5% 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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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비 2018년 한계기업에 새로 진입(865개→892개)하거나 잔류(2247개→2344개)하는 기업은 증가한 반면 이탈(879개→768개)하는 기업은 감소했다.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 비중도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미만인 기업 비중은 19.0%에서 20.4%로 상승했다. 이들 기업 중 실제 한계기업이 되는 비율도 53.8%에서 63.1%로 올라갔다.


◆빌린 돈 더 많아진다


한계 기업들의 여신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이 기업들이 빌린 돈은 지난해 말 107조9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7조8000억원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11.3%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은 19. 4%로 0.9%포인트 올랐다. 업종별로는 운수, 해운, 숙박음식에서 한계기업 여신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이 업종들은 부실화 될 수 있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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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국장은 "금융기관은 최근 글로벌 교역여건 악화, 국내 경기둔화 등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가운데 한계기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들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관리 노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가계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며 금융안정지수는 '주의단계'에 진입했다. 8월 기준 8.3으로 2016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주의단계(8~22)에 들어선 것이다. 금융안정지수는 한은이 지난 2012년 만들었다. 은행 연체율, 주식 외환채권시장, 경상수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물가상승률 등을 종합해서 금융안정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불안정성이 심할수록 상승한다. 민 국장은 "미ㆍ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과 자산시장에서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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