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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겉으론 '체제보장' 속내는 '제재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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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미비난과 함께 "제재 효과 없다"
"체제안전보장이 우선" 목소리 높아져
전문가 "자신의 카드 숨기려는 심리"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 3월 1일 새벽(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 등을 밝히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 3월 1일 새벽(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 등을 밝히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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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미 비핵화 협상이 공전되면서 북한의 진정한 요구사항이 무엇이냐를 놓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북한은 최근 대미 비난 메시지를 내놓고 북·미 협상의 핵심의제를 '제재완화'에서 '체제보장'으로 바꾸려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했다. 그러나 속내는 여전히 '제재완화'이며 체제보장 요구는 일종의 기만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난 이후 북한은 자신들의 제재완화 카드를 '체제 보장'으로 바꾸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라며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아직도 미국이 제재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허황한 꿈을 꾸고 있다면 저 혼자 실컷 꾸게 내버려 두든지 아니면 그 꿈을 깨버리는 수밖에 없다"며 제재 무용론을 강조했다.


그 다음날인 24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도 '제재는 우리에게 절대로 통할 수 없다'의 논평을 통해 제재 무용론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재가 아닌 '체제 보장'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의사를 표현했다. 통신은 "(미국은) 우리가 제재 해제에 연연하지 않으며 더욱이 그런 것과 나라의 전략적 안전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또한 이날 '체제 보장'이 북한의 새로운 요구임을 시사했다. 신문은 '조미실무협상, 반드시 다뤄야 할 쌍방의 안보 현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협상팀이 조미(북·미) 쌍방의 안보 현안을 다루어"야하며 그 경우에 "조미실무협상은 개최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 24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방사포 발사 모습으로 차륜형 발사대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된다.

북한이 지난 24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방사포 발사 모습으로 차륜형 발사대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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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북한의 일관된 '제재무용론'은 역설적으로 제재가 북한에게 가장 아픈 부분임을 드러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Ken Gause) 국장은 "북한이 제재 완화를 원한다고 말한다면, 미국은 제재가 북한의 약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감추려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26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말했다. 카드 게임에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카드를 보여주지 않으려는 심리와 같다는 것이다.


리 외무상은 23일 담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실명을 언급하며 격하게 비난했는데, 여기에서도 북한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으면 역사상 최강의 제재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리 외무상은 제재를 거론한 폼페이오 장관의 이 발언을 콕집어 비난한 것이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RFA에 "리 외무상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을 맹비난한 것은 제재 효과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이 모순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하면서 여러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일부 사진에는 김 위원장 앞 책상에 아이패드로 추정되는 전자기기가 놓여있다. 이 역시 미국의 대북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5일 공개한 전날 '초대형 방사포' 발사 사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테이블에 드론조종기로 보이는 장치와 연결된 미국 애플사의 '아이패드'가 놓여있는 모습. 사진에 노출된 태블릿PC 뒷면에 '아이패드'라는 문구가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5일 공개한 전날 '초대형 방사포' 발사 사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테이블에 드론조종기로 보이는 장치와 연결된 미국 애플사의 '아이패드'가 놓여있는 모습. 사진에 노출된 태블릿PC 뒷면에 '아이패드'라는 문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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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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