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계획된 도발" vs 러 대사 "고의 없었다"…KADIZ 침범 상반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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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원다라 기자]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가 24일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찾아 전날 중국·러시아의 우리 영공 침범에 대해 "영공 침범 의지는 없었다. 절대로 고의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날 관련 사태 보고차 국회 국방위원회를 방문한 합동참모본부는 "계획된 합동 훈련으로 보고 있다"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면서 해당 사태가 진실공방전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막심 볼코프 러시아 대사대리과의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영공 침범 의지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대사대리가 말했다"며 "또 절대로 고의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다만 "외통위원장으로서 러시아의 영공 침범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고 용납할수 없는 주권 침해라는 점을 주지시켰다"며 "한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동반자로서 동북아시아 평화·안보의 중요한 파트너인데 이러한 군사적 도발 행위를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24일 윤상현 국회 외통위원장이 러시아 군용기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막심 볼코프 러시아 대사 대리와 면담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윤 위원장은 "우리 정치권이나 대한민국 내에서 여러가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러시아 정부는 언제든지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다고도 했다. 또 속히 사태를 극복해서 양국간 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도 러시아 정부가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 영공 침범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의 이러한 해명과는 달리 우리 군은 고의적 침범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국방부·합참 등 긴급 상황보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은 의도되고 계획된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훈련이라고 보고 있다고 합참으로부터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24일 공군 관계자들이 러시아 군용기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국회 안규백 국방위원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안 위원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최초로 울릉도 북동쪽에서 합류해서 카디즈(KADIZ)를 침범했기 때문에 상당히 계획되고 의도된 행동으로 보여질 수 있어 제가 국방부와 합참에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유감표명을 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도 합참의 해석에 동의했다. 그는 청와대가 러시아의 기기 오작동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 "그건 보고받지 못했다"면서도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고 본다. 조기경보기까지 작동했기 때문에 계획된 행동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울릉도까지 침입해 내려왔기 때문에 의도적이 아니었다는 것은 허언"이라며 "이번 사건은 의도된, 계획된 중러의 합동 훈련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어제 국방부에서 초치한 중러 무관들도 인정했던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