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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무익한 술…딱 한 잔도, 몸에 좋은 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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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변·뇌졸중·고혈압·각종 암 등 60가지 이상 질병과 직·간접 연관

-전문가 "건강에 좋은 술은 없다"

-한두 잔 소량에도 간암 등 발생 증가

-음주 전 우유 마시면 알코올 흡수 늦춰줘

-숙취 해소엔 달걀·콩나물이 좋고 커피는 도움되지 않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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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 30대 직장인 한모씨는 회식 자리가 불편하다. 술을 잘 하지 못해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다음 날 숙취가 너무 심해서다. 직장 동료가 "비타민C가 많은 칼라만시 원액을 물에 타 먹으면 다음 날 개운하다" "물을 많이 마시면 괜찮다"며 팁을 알려줬지만 한씨는 못 미덥다. 한씨는 "술을 잘 못 마시는데 숙취 해소 팁을 따라 하면서까지 굳이 술을 마셔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최근 '제2의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알코올 분해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에 관심이 뜨겁다. 음주운전 적발 기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하한이 0.05%에서 0.03%로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수 있는 수치다. 나아가 건강을 지키는 효과적인 절주 방법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에 좋은 술은 없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몇 가지 요령을 기억하면 술자리를 조금이나마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술고래는 대부분 남성?= 술은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술의 주성분은 에탄올이라는 알코올인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군 발암물질로 정하고 있다. 암 발생 위험은 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이 에탄올을 얼마나 많이, 자주 섭취했는가에 따라 다르다.


술은 대부분 소화기관에서 흡수되고 간에서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독성 물질 아세트알데히드가 발생한다. 이 성분은 간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데 과다한 음주, 체질적인 분해 효소 부족 등으로 분해 능력이 부족하면 체내에서 독성 반응을 나타낸다. 얼굴이 붉어지고 두통, 졸음,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증상이다.


현재까지 60가지 이상의 질병이 음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췌장염,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뇌졸중, 뇌출혈, 고혈압, 각종 암 등 여러 급ㆍ만성 질환이 음주로 유발되거나 악화된다. 술을 과도하게 마시면 간에 지방이 축적되고 알코올의 대사물질이 간세포를 손상시킨다. 이때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될 시간 없이 계속 술을 마실 경우 손상은 더욱 심해지다 알코올 간염, 간경변, 간암까지 진행된다. 개인별 차이가 있지만 하루 80g 이상의 알코올을 10~20년 정도 매일 섭취하면 약 20%에서 알코올성 간경변이 발생한다.

술을 마실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이 더 커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 흡연도 알코올 간 질환 발생률을 높이는 만큼 금연이 권장된다. 우리나라에 특히 많은 만성 B형, C형 간염의 경우 음주 시 간 손상이 배가되고 간경변증과 간암 발생을 증가시키니 만성 간 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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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음주가 몸에 좋다?= 건강에 좋은 술은 없다. 술의 종류보다는 마신 알코올의 총량이 중요하다.


보통 17도 소주(360㎖)에 들어 있는 순수 알코올 양은 48.6g, 4.5도 맥주(500㎖)의 순수 알코올 양은 17.9g이다. 간 건강에 위험을 끼치는 음주량은 순수 알코올 양을 기준으로 남성이 하루 평균 40g, 여성이 20g 이상이다. 성인 남성이 매일 소주 1병을 마신다면 건강에 위험을 끼치는 양이 된다.


'적당량'은 없다. 한두 잔의 소량 음주로도 간암, 유방암, 대장암, 구강암, 식도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돼 있다. 정부가 권고하는 암 예방 수칙에도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가 명시돼 있을 정도다. 김강모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적당한 음주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적당한 음주가 몸에 좋다는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성인은 음주 후 30~60분 이내 대부분의 알코올이 흡수되지만, 음식물과 함께 섭취할 경우 4~6시간 정도 걸린다.


스웨덴 생리학자 리처드 위드마크가 고안한 혈중 알코올 농도 계산법 위드마크 공식을 보면, 체중이 70㎏인 성인 남성이 소주 한 병(360㎖ㆍ19도)을 마신 경우 여기에 들어 있는 알코올을 완전히 분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시간6분이다. 남성보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낮은 여성(체중 60㎏ 기준)이라면 같은 양의 술을 마셨을 때 알코올 분해에 6시간이 필요하다.


체중이 가벼울수록 알코올 분해 시간은 더 오래 걸린다. 건강 상태나 음주량에 따라 알코올 분해에 필요한 시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술자리 전에는 우유, 후에는 달걀= 어떻게 하면 숙취를 줄일 수 있을까. 우선 물을 섭취하면 알코올 분해를 돕고 알코올 농도를 낮춘다. 음주 중, 음주 후에 물을 충분히 마시면 좋다.


숙취 해소에 좋은 음식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영양팀은 달걀, 아몬드, 우유, 아스파라거스, 피클을 추천한다. 달걀에는 알코올의 독소를 없애주는 아미노산인 시스테인이 함유돼 있다. 술자리 전에 한두 개 먹고 가면 숙취를 줄일 수 있다. 아몬드는 오래전부터 인디언들이 애용한 해독제다. 우유는 알코올 흡수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술을 마시기 전에 우유를 미리 마시면 알코올 흡수를 늦추고 위벽을 보호해준다.


해장 음식으로 북엇국과 콩나물국이 대표적으로 꼽히는데, 실제로 각각 아미노산과 아스파라긴이 풍부해 알코올을 해독하는 데 좋다. 아미노산은 알코올의 대사를 돕고 간세포를 보호하며 아스파라긴은 피로 해소와 알코올 해독에 도움을 준다. 특히 아스파라거스에는 콩나물보다 아스파라긴이 50배 넘게 들어 있다. 꿀, 식혜, 과일 등도 좋다. 커피는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밖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알코올 해독 속도가 빨라진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온도의 물로 샤워를 하면 땀이 배출되면서 탈수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수면 중에는 간의 해독 작용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다고 하니 잠도 충분히 잔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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