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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시인 "최돈미씨와 소통 많이 해…주어에 대해 많이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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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그리핀시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번역자가 상금 많이 받는것 당연"
"'죽음의 자서전'은 산 자의 죽음에 대해 쓴 것"…노벨상 질문에는 손사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최돈미 시인이 저에게 가장 많이 물은 질문은 주어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나는 최돈미씨에게 시를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 많이 물었다."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그리핀시문학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김혜순 시인은 번역가인 최돈미 시인과 아주 많이 소통했다고 말했다. 그리핀시문학상은 영어로 쓰였거나 영어로 번역된 시집에 주어진다. 김혜순 시인과 그의 시집을 영어로 번역한 최돈미 시인이 적극적으로 소통해 서로를 이해한 결과였다.

김혜순 시인이 25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그리핀시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를 했다. 김혜순 시인은 2016년 발간한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으로 지난 7일(한국시간) 올해 그리핀시문학상 인터내셔널 부분을 수상했다. 김 시인은 시집을 번역한 최돈미 시인과 함께 기쁨을 누렸다.


"내 시집 이름이 불렸을 때 아무 느낌이 없었다. 시상식장에서도, 시상식 전날 낭독회를 하는 극장에서도 1000여명 관객이 있었는데 모두 백인들 뿐이었다. 번역자와 저만 아시아인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현실이 아닌가보다 생각했다."


그리핀시문학상은 시상식 전날 최종 후보들을 모아 낭독회를 한다. 낭독회에 참가만 해도 1만캐나다달러를 받는다. 김 시인은 "최종 후보가 되면서 1만캐나다달러를 받으러 갈 수 밖에 없었다. 수상은 예상하지 못했다. 번역가인 최돈미 시인도 우리는 동양인이고 여자들이니까 절대 못 받는다, 1만달러 받고 축제를 즐기자고 했다. 그래서 갔다"고 했다.

김혜순 시인이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김혜순 시인이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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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시문학상의 상금은 6만5000캐나다달러다. 번역자가 상금의 60%를 가져가고 시인에게 주어지는 몫은 40%다. "그리핀상이 영어로 변역된 시집이나 영어로 영어로 쓰인 작품에 주는 상이다. 번역자에게 더 많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김혜순 시인은 죽음의 자서전에서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죽음을 다룬다.


"시인의 감수성은 어떤 소멸과 죽음에 대한 선언적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의 자서전은 죽은 자의 죽음을 쓴 것이라기보다 산 자로서 죽음에 대해 쓴 것이다. 죽음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주변 사람의 사회적 죽음이 시작되는 순간에 대해 썼기 때문에 산 자의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살았는데 죽음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 자의 자서전, 그런 시적 감수성이 심사위원들의 감수성에 닿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죽음의 자서전에 마흔아홉 편의 시가 실렸다. "49제를 염두에 뒀다. 사실 더 많은 시를 썼는데 마흔아홉 편으로 잘랐다. 더 멋있게 보이려고. 제일 아프게 기억되는 시는 저녁메뉴라는 시다. 엄마라는 단어가 많이 나와서 그렇다." 김 시인은 수상 직후인 지난 15일 모친상을 당했다.


한글로 쓴 시가 영어로 번역돼 큰 상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노벨상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김 시인은 손사래를 쳤다. "그런 얘기는 제발 하지 마라. 그런 소리는 시인과 소설가에게 시나 소설을 그만 쓰라는 얘기다. 생각해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말이다."


김혜순 시인은 최돈미 시인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이였는데 2000년대 초에 최돈미씨가 시집을 번역하고 싶다며 찾아왔다"고 했다. 또 최돈미 시인과 계속 작업을 할 것이라며 "곧 '날개 환상통'의 영어 번역본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날개 환상통은 지난 3월31일 발간된 김혜순 시인의 가장 최근 시집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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