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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형마트…불황에 규제까지 "대안이 안보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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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형마트…불황에 규제까지 "대안이 안보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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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까르푸와 월마트도 이겨낸 '한국형 마트'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이은 규제로 신규 출점은 꿈도 못꾸는 상황에서 소비트랜드가 온라인으로 넘어가자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최저가' 전략을 다시 꺼내 들었지만 반전 카드는 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트'라는 프레임 차제를 바꾸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1분기 매출 4조5853억원, 영업이익 7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매출(4조1064억원)은 11.7%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535억원)은 51%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4% 감소한 697억원을 기록했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핵심사업부인 대형마트의 실적이 29.5%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신규 출점도 제자리 걸음이다.

롯데마트는 올 1분기 매출 1조59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3.4%가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94억원으로 62.6%가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점만 분리했을때 이마트와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매출은 1조2450억원으로 1.5% 상승했지만 기존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유통업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증가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대형마트만 유일하게 3.1%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의 마이너스 성장은 7년째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신규 출점 및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등의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의 영향으로 대형마트 매장 수는 수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일부는 비효율 점포 정리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매장 수가 줄어들었다. 1호점인 창동점을 시작으로 빠르게 점포수를 늘이며 마트업계 1위로 성장한 이마트의 경우 2016년 6월 김해점 이후 30개월만인 지난해 말 의왕점을 연 것이 전부다. 20년 이상 신규출점을 계속했지만 2017년에는 서울과 울산에서 점포 두 곳을 폐점하며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실적이 부진한 점포 3곳을 정리했다. 현재 이마트의 점포(트레이더스 16곳 포함)는 159개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상황도 비슷하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9월 경남 김해시에 있는 동김해점을 폐점하고, 11월에는 부천 중동점이 영업을 중단했다. 142개였던 점포 수도 지난해 140개로 줄어들었고 신규 점포는 전무하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동대전점이 문을 닫았다. 다만, 지난해 말 금천점이 문을 열었고 올해 2개의 점포가 문을 열 예정이다.


영업 규제도 대형마트 성장 둔화에 일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생 규제'로 꼽히며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에서 시작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실시는 7년째 계속되고 있다.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지만 월 2회인 의무휴업을 4회로 확대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까지 발의된 상태다.


계속된 할인 정책으로 대폭 상승한 마케팅 비용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2년간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따른 인건비 상승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은 대형마트에 직격탄이 됐다. 오프라인 유통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신선식품마저 새벽배송 등을 앞세운 온라인 시장의 공세에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추세다. 올해 들어 뒤늦게 새벽배송과 가격 경쟁력에 맞선 초저가 전략을 들고 나왔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마트는 국민가격, 롯데마트는 극한가격이라는 콘셉트로 대응했지만 유통과정이 단순하고 규모의 경제까지 갖추게 된 온라인과의 정면 승부도 어렵게 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국형 대형마트가 외국 마트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인의 식습관에 맞춘 신선식품에서 강점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온라인몰에서 대형마트에 뒤지지 않는 품질과 종류의 신선식품을 갖추고 배송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편리함을 추구 하고 있는 소비자의 선택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오프라인 매장이 위기를 맞은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세계 1위 장난감 체인 토이저러스가 파산하면서 미국에서 700여개 점포가 문을 닫았고, 같은 해에 거대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가 파산했다. 또 다른 거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지점 수백여곳을 폐쇄했다. 일본 역시 2017년 미쓰코시백화점과 소고세이부백화점이 지방 매장 폐쇄에 나섰다.


전문가는 현 상황에서는 대형마트의 부진이 강기화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를 반전 시키기 위해서는 '마트'라는 영역을 넘어서는 혁명적 변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관건은 소비자가 점포를 찾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온라인이 가질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구축해야 한다"며 "각 점포별로 의식주중 하나의 테마를 잡아 이케아와 같이 라이프 스타일 트랜드를 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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