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원자력협회장 "韓, 국내 원전 유지하며 수출 기회 잡아야"

마리아 코르스닉(Maria Korsnick) 미국원자력협회(NEI) 회장이 2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귀포=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한국이 국내 원전을 유지하면서 다른 나라 지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길 기대한다."

원자력 발전 종주국인 미국의 원자력협회(NEI) 마리아 코르스닉(Maria Korsnick) 회장은 22일 한국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 해외수출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참석해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가진 코르스닉 회장은 "한국 국민과 정부가 원자력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투자를 많이 하길 바란다"며 "전세계를 둘러보면 원전을 지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이를 한국이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국내 원전을 유지하는 것이 해외 수출에 유리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원전이 신재생 에너지와 함께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코르스닉 회장은 "원전의 경우 24시간 운영할수 있고, 재생에너지는 가용한 시간이 따로 있다"며 "이 두가지 발전원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르스닉 회장은 인터뷰 내내 원전의 청정함을 수시로 강조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와 청정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 점에서 원전은 저탄소 전기를 가져다주는 수단"이라고 했다.

그는 원전을 청정에너지에 포함시키고 있는 미국 사례를 소개했다. NEI는 미국에서 지난 10여년간 태양과 풍력을 지원하는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스탠다드'의 명칭을 '재생'이 아닌 '청정(클린)'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코르스닉 회장은 "워싱턴주에서 원자력도 청정에너지에 포함시키는 기준을 마련하는 법안이 만들어졌다"며 "미네소타주에서도 원전을 청정에너지의 하나로 인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코르스닉 회장은 "구글은 과거 재생에너지를 옹호한다고 했는데 24시간 전력 필요한 데이터센터를 위해 원전을 포함한 클린에너지를 지지를 선언했다"며 "이 것은 대규모 기업이 재생에너지에서 청정에너지로 (무게 중심을) 이동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전 발전 비중 하락은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코르스닉 회장은 "시장에서 현재 우라늄의 가격은 굉장히 낮은데 앞으로도 변화는 적을 것으로 전망돼 다른 연료가격 변동이 심할 때 햇지하는 수단이 된다"며 "원전 비중을 줄이면 전기가격은 오르는데 이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코르스닉 회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원전이 스스로 가치를 입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원전은 청정하고, 언제나 발전이 가능하다"며 "미국 원전이용률 92%의 수치가 보여주는 것처럼 과거와 비교할수 없을 만큼의 안전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치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