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단독]금고 유치 은행 '진흙탕' 싸움, 당국 실태조사·기여금 폐지 모색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금감원, 400여곳 공공기관 금고 선정 현황 조사
사업협력비 배점 낮춘 기준 시행 이후 추가 대책 검토

[단독]금고 유치 은행 '진흙탕' 싸움, 당국 실태조사·기여금 폐지 모색
AD
원본보기 아이콘


단독[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지자체 등 공공기관 금고 운영기관 선정을 놓고 은행들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며 논란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우선 공공기관 전반적인 선정 과정과 결과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여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과도한 경쟁의 핵심인 협력사업비 제공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240여개 지자체 뿐 아니라 공공 의료기관이나 대학 등까지 포함해 모두 400여곳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각 기관별 금고 운영 은행이 어떻게 선정됐으며, 그 과정에서 협력사업비가 얼마나 제공돼 왔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는 은행들 간 지자체 금고 유치전이 격화되면서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개선책을 모색해왔다. 이 일환으로 행정안전부가 지자체 금고 운영기관 선정 평가를 할 때, 은행들의 협력사업비 배점을 낮추고 금리 배점을 높이는 등 새로운 기준(예규)을 만들었으며, 오는 7월부터 적용한다. 올해 금고 운영기관 지정이 예정된 지자체는 대구, 울산, 충남, 경북, 경남 5개 광역단체와 44개 기초단체까지 49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업비를 많이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출혈 경쟁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시중은행들과 농협, 기업은행, 지방은행 등 12개 은행이 지난해 지자체 금고 입찰 과정에서 지출한 협력사업비는 1500억원을 넘을 정도다. 또 신한은행은 지난해 서울시 금고를 유치하면서 3000억원 넘는 협력사업비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경쟁이 심해지자 각종 불법이나 편법도 판을 치고 있다. 광주 광산구의 경우 KB국민은행이 지난해 농협보다 3배 많은 64억원의 협력사업비를 제시해 운영기관을 따냈으나, 선정 과정에서 심의위원 명단 유출이 드러나 무효화됐다. 또 신한은행의 한 직원은 인천시 금고 유치 명목으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협력사업비 배점을 낮추는 정도로 이 처럼 심화된 문제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금융당국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로운 예규를 통해 출혈 경쟁이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협력사업비 배점을 조정해도 여러 방법으로 평가에 활용할 개연성이 있다"면서 "최근 은행 관계자들과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한 자리에서도 은행 스스로 회의적이라는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새로운 기준이 적용되는 7월 이후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협력사업비 폐지라는 강도 높은 카드를 내밀 수 있다. 은행법을 개정해 협력사업비를 리베이트로 규정해 금지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협력사업비를 금지하는 것이 본질적인 대책"이라며 "협력사업비는 결국 협상력이 취약한 일반 예금자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소수의 편익을 위해 일반 예금자나 대출자의 이익이 침해되서는 안 되기 때문에 강한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