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미·중 무역긴장이 심화하고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성장 우려가 한층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금리가 약 2년8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국채금리도 장·단기물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유럽 채권시장에서 독일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bp(1bp는 0.01%포인트) 떨어진 -0.10%선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0.13%를 기록하며 2016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찍기도 했다. 미·중 무역전쟁, 이탈리아 재정 등을 둘러싼 우려가 한층 커지며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독일 국채로 자금도피가 가속화했다는 평가다.

이달 초까지 플러스를 기록하던 독일 10년물 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비둘기적 행보, 미·중 무역긴장 고조 등을 배경으로 최근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다. 라보뱅크의 린 그레이엄 테일러 수석전략가는 "(독일 10년물 금리가)-0.2%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무역긴장 심화, 세계 성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며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언쟁이 가열되면서 투자자들이 대피처를 찾는 등 이번 주 내내 국채 금리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이탈리아를 둘러싼 우려 등이 부각되면서 미국 10년물 금리가 최근 한달반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장중 한때 2.36%까지 떨어졌다. 이는 18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2년물, 30년물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일본 10년물 금리 역시 -0.048%를 기록하며 독일과 비슷한 추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금리 하락세는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중국의 4월 산업생산 증가율(5.4%)이 16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여파로 풀이된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의 4월 소매판매 증가율 역시 전월, 시장 전망치에 못미치는 7.2%에 그쳤다. 바클레이즈의 이코노미스트인 지안 창은 "계절적 요인을 넘어서는 약세"라며 "관세전쟁 우려를 제외하고더도 최근 제조업 투자 감소,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 약화는 수출과 더불어 경제전망이 얼마나 부정적인 측면으로 기울어져있는 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권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전날 필요 시 유럽연합(EU)의 예산규정을 어길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채권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배경이 됐다. 이달 말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재정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으나, 예산안 재정수지적자 비율, 부채비율을 둘러싼 이탈리아와 EU간 재충돌을 예고하면서 시장 불안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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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둘러싼 불안이 고조되면서 이탈리아의 10년물 금리는 2.74%로 전 거래일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탈리아와 독일 10년물 간 스프레드(금리차이)는 3개월래 최고치인 291bp까지 벌어졌다. 푸자 쿰라 TD증권 금리전략가는 "유럽 시장의 경우 이탈리아 정치리스크, 유럽의회 선거, ECB의 6월 회의 등 국내적 요인에 좀더 초점을 맞추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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