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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지성 사고 미스터리 풀릴까 [한승곤의 사건수첩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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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씨, 고속도로 2차선 정차 의문…갓길과 ‘착각’ 가능성 있나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
차량 블랙박스, 애초에 녹음 기능 켜져 있지 않아…사건 미궁 가능성
경찰, 중간 수사 발표 검토…사건 장기화 조짐

사고현장.사진=인천소방본부

사고현장.사진=인천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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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고속도로 2차로에 정차한 뒤 차에서 내려 뒤이어 오던 차량에 치여 숨진 배우 한지성(28·여) 씨 사고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의문은 크게 3가지다. 사고 당시 차량이 왜 2차로에 멈춰섰는지, 한 씨와 남편이 해당 차선을 갓길로 착각 한 것은 아닌지, 한 씨 음주여부 등이다. 하지만 수사는 답보 상태다. 오늘(12일) 기준으로 사고 발생 일주일째가 지나고 있지만 어느것 하나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상황에 따라 중간 수사 내용을 발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건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날 새벽 고속도로서 무슨 일 있었나
지난 6일 오전 3시52분께 경기 김포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 IC 인근을 지나다, 3차선 중 2차선에 차를 정차한 뒤 밖으로 나온 배우 A 씨. 이 모습은 당시 사고 현장을 지나던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장면이다. 해당 차량 운전자가 "넘어갔어"라고 말하는 상황은 남편이 3차선 인근 화단으로 간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YTN 캡처

지난 6일 오전 3시52분께 경기 김포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 IC 인근을 지나다, 3차선 중 2차선에 차를 정차한 뒤 밖으로 나온 배우 A 씨. 이 모습은 당시 사고 현장을 지나던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장면이다. 해당 차량 운전자가 "넘어갔어"라고 말하는 상황은 남편이 3차선 인근 화단으로 간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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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한 씨는 지난 6일 오전 3시52분께 김포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 IC 인근을 지나다 조수석에 탄 남편이 급하게 화장실을 찾자 비상등을 켜고 2차로에 차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차에서 내린 남편은 3차선을 가로질러 도로 가드레일 인근 화단으로 이동했고, 한 씨는 차량에서 내려 트렁크로 이동했다.


이때 3차선으로 주행하던 스포티지 차량 운전자는 전방에 사람(남편)이 나오자 급하게 속도를 줄였고, 이 스포티지 차량을 따라오던 택시는 추돌을 우려해 급하게 2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했다가 차량 트렁크 쪽에 있던 한 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충격으로 1차선으로 넘어진 한 씨는 해당 차선으로 오던 SUV 차량에 재차 치여 숨졌다.

의문 하나. 사고차량 왜 멈춰섰고, 한 씨는 왜 내렸나
배우 A 씨(좌) 그의 남편(우). 남편은 차량 조수석에서 내려 인근 가드레일 쪽으로 이동했다. 사진=YTN 캡처

배우 A 씨(좌) 그의 남편(우). 남편은 차량 조수석에서 내려 인근 가드레일 쪽으로 이동했다. 사진=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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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의문점은 시속 100km 속도 고속도로 2차로에서 이들이 타고 있는 차량이 왜 멈춰섰냐는 것이다.


관련해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내가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진술했다.


문제는 차량의 정차 차선이다. 도로교통법(제60조)에 따르면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속도로 등(고속도로 또는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자동차의 고장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 차를 갓길에 정차 또는 주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갓길이 아닌 2차로에 차를 정차한 상황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정차 시점을 고려하면 이날 사고 정황은 더 이해할 수 없다. 당시 차가 멈춘 시간은 새벽 4시께다. 사고 발생 시간대와 제한속도 100km인 고속도로를 고려하면 승용차 주행 차선인 2차선의 교통흐름은 원활했을 것으로 보인다. 추월 차선인 1차로, 화물차 등 특수자동차 차선인 3차로 차량흐름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2차선 주행 중 갓길로 가기 위한 차선 변경은 쉬웠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급한 용변 처리를 위한 상황에서 차선 변경이 불가피해 어쩔 수 없이 2차선에 정차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구조대는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구급대원은 ‘KBS’에 “보통 고속도로에선 차량끼리 추돌해 사상자가 발생하는데, 갓길을 놔두고 2차선 도로에 차를 세우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관련해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구역질 등 긴급상황이면 차량 창문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고, 갓길로 가기 위한 차선 변경은 1초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의문 둘. 2차로 정차 → 설마 ‘갓길’로 착각했나
사고현장. 사진=인천소방

사고현장. 사진=인천소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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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을 지나던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보면 한 씨는 차량에서 내려 차 뒤편으로 이동한 뒤, 허리를 숙이는 등 마치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씨가 ‘음주 후 구토를 하는 것 아니냐’, ‘헛구역질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사고 현장 인근에서 구토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관련해 2차로에서 비상등을 켜고 차를 정차하는 일종의 ‘차량 정차 과정’을 보면 한 씨와 남편은 해당 차선을 갓길로 착각한 뒤 정차 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예컨대 한 씨가 2차선을 갓길로 착각한 뒤, 차에서 내려 운전 스트레스로 인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이 상황은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남편은 아내가 도로 한가운데에 차를 세운 이유에 대해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의문 셋. 2차로 정차…혹시 남편도 갓길로 착각했나, 그 가능성은

이런 가운데 남편이 2차선을 갓길로 착각, 차에서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남편의 경우 2차선을 갓길로 착각할 수 있는 여지는 한 씨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해당 차선이 갓길이 아닌 2차선임을 인지하고 하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남편은 이날 2차선에 정차한 차량에서 내린 뒤 3차선인 ‘고속도로 1개 차선’을 가로 질러 가드레일 인근 화단으로 이동해 급한 용변을 처리했다.


당시 남편이 화단까지 이동할 때 발생하는 행동 횟수를 종합하면 차에서 내린 뒤 3차선인 1개 차선 도로를 가로 지른 뒤 가드레일에 도착해 인근 화단을 찾는 등 최소 3번의 행동 절차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남편을 보고 속도를 줄이는 사실상 첫 번째 교통사고 관련 차량인 스포티지 전방 라이트가 자신에게 비치는 것을 고려하면, 남편 입장에서는 2차로에서 내려 용변을 처리하기까지 최소 4개의 상황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남편의 입장에서 해당 차선을 갓길로 착각할 수 있는 여지는 한 씨가 착각했을 상황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변수는 존재한다. 남편의 경우 한 씨와 1차 출동한 택시기사는 당시 남편에게서 술 냄새가 풍겼다고 말했으며, 남편 역시 경찰에 “사고 당일 술을 마셨다”면서도 “아내의 경우 술을 마셨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최종적으로 상황을 종합하면한 씨와 남편이 음주로 인해 2차선을 갓길로 착각한 뒤 정차를 했거나 남편은 당시 정차 차선이 2차선임을 인지했으나, 음주로 인해 ‘이성적 판단’이 어려워 그대로 3차선을 가로 질러 인근 화단으로 이동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관련해 어떤 상황이든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이 가운데 두번째 추론의 경우 더 이해할 수 없다. 아내인 한 씨를 시속 100Km 고속도로 2차선 한복판에 그대로 내버려둔 채, 급한 용변을 처리하는 것은 상식적인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시간대가 새벽임을 고려하면 차량 주행 속도는 더 빠를 수 있어, 사고 위험도는 더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더 납득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명쾌하게 밝혀줄 사고 차량 블랙박스는 두 사람의 음성이 녹음되지 않아 의혹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녹음 기능은 애초에 켜져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의혹은 사고 발생 인근 폐쇄회로(CC)TV, 사고 관련 블랙박스 영상, 남편의 진술 등을 토대로 경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한 씨 교통사고, 수사 모든 가능성 열어놔…중간 수사 발표도

한편 한 씨 사고 경위를 둘러싼 경찰 조사는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또 단순 교통사고 조사에서 형사 사건임을 뜻하는 수사로도 전환될 여지가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은 최대 2주에서 3주 소요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통사고 조사가 아닌 형사 수사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는)교통사고 조사계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해 한 씨 사건을 둘러싼 수사 방향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한 씨의 정확한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서 부검을 통해 밝히고 있다. 최대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음주여부도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씨 사인은 국과수 1차 소견에 따르면 다발성 손상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남편이 사고 당일 음주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한 씨 음주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1차 수사 발표를 할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길어지면 논의를 거쳐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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