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얼어붙는 남북 관계
북미 협상 결렬 후 비핵화 협상 점점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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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 간의 화해 모드가 올해 들어 냉각기를 맞고 있다. 2차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 2주년을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의 자격을 입증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신형전술유도무기'가 보여준 위력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더라도 현재 불안한 평화 상태의 한반도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외줄타기'식 상황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평화를 위한 노력은 어렵지만 판이 흔들리는 것은 순식간에 가능하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북ㆍ미 간의 심각한 갈등 속에서 2017년 7월6일 '베를린 구상'으로 시작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노력은 6개월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화답으로 급물살을 탔지만 내리막의 시작도 빨리 찾아왔다.


이미 우리 정부가 추진했던 중재론은 북ㆍ미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의 당사자이면서도 대화의 중심에 설 수 없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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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괄타결론과 북한의 단계적 접근론 사이에서 북ㆍ미는 서로 자기편에 서라고 압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고 당사자가 돼라'고 일갈했다. 중재를 할 것이면 제대로 하라는 통첩으로 여겨진다.

우리 정부는 어느 쪽으로 추를 기울게 할 수 없다. 자칫 중재를 하려다 북ㆍ미 간의 불신만 더 깊게 할 가능성도 있다. 하노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미측의 차가운 반응은 북ㆍ미 간 대화 촉진의 한계만 보여줬다.


청와대가 미국이 주장하는 빅딜과 북한의 스몰딜 사이에서 제시한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주장하는 세부적인 중재안을 듣지 못했다는 미 당국자들의 발언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북ㆍ미 대화의 시한으로 제시한 올해 연말까지가 북ㆍ미 비핵화 협상의 사실상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많지 않다. 2020년에 실시되는 미국 대선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새로운 협상을 벌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측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일 더욱 정교하고 창의적인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여는 것이 급선무지만 북측은 이에 응하기는커녕 무력시위로 화답했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더욱 곤혹스러운 이유다. 북ㆍ미 대치 상황이 장기화되면 북한은 미국을 겨냥한 ICBM 실험을 강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 경우 그간 쌓았던 남북은 물론 북ㆍ미 관계는 동시에 무너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을 '협상 모드'로 되돌리는 것에 문 대통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졌지만 마땅한 해법을 아직 찾지 못한 실정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근 내외신 브리핑을 통해 북ㆍ미 교착을 돌파하기 위한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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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남ㆍ북ㆍ미가 함께 참여하는 3자 워킹그룹을 구성하는 방안 등 보다 창의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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