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실수로 잘못 송금한 돈 국가가 구제해야 하나"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금융거래 빈번해지면서 누구나 착오송금 할 가능성 높아
정부·여당, 예보법 개정안 통해 착오송금 구제 추진 중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지난달 25일 국회에서는 '착오송금의 법리와 이용자 보호'라는 토론회가 열렸었다. 착오송금 문제는 이미 국회에 관련법이 제출됐을 뿐 아니라 금융당국 역시 관심을 갖는 사안이다. 실수로 돈을 잘못 보낸 경우 현행 제도하에서는 되돌려받기 어려워짐에 따라 국가가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가하면, 개인의 실수에 대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착오송금 문제는 사실 오래전부터 논란이 됐던 사안이다. 가령 길거리에 지갑을 떨어뜨렸을 경우 지갑을 습득한 사람이 그 안에 있는 돈을 쓸 경우 법률적으로 위법하지만, 은행 송금의 경우에는 애매한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실수로 잘못 송금한 돈 국가가 구제해야 하나"
AD
원본보기 아이콘


금융감독원은 2013년에 착오송금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법률적으로 정리했다. 착오송금이라 하더라도 일단 수취인의 통장에 들어가면 수취인의 예금이라는 것이다. 다만 엉뚱하게 돈이 들어온 사람의 경우 민사상 반환의무가 있고, 송금자 역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취인이 함부로 돈을 빼 쓰면 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착오송금 문제는 사안의 단순성에 비해 법적으로는 복잡한 문제다.

실제 돈을 잘못 송금하면 송금자는 은행 콜센터에 이야기를 해 반환을 요청해야 한다. 그러면 송금은행은 수취은행에 연락하고, 수취은행은 수취인에게 연락하는 식이다. 수취인이 선뜻 되돌려주면 간단하지만, 연락이 안 된다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사안이 복잡해진다. 이 경우 현재 권리 관계가 매끄럽게 정리되지 않아 법적인 분쟁으로 이어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큰 돈이 아닌 경우에는 소송 부담 때문에 포기되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얼마 안 되는 돈을 되돌려 받기 위해 소송 등을 진행하기보다는 그냥 포기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착오송금을 막기 위한 노력을 폈다. 자주 쓰는 계좌 등록, 지연이체제도 도입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도입에도 불구하고 착오송금은 피할 수 없었다. 이세훈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은 토론회에서 "착오송금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만으로는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민병두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예금자보험법 개정을 통해 국가가 구제에 나서도록 했다.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착오송금구제계정 부담으로 5만~1000만원의 송금액을 80% 정도로 매입한 뒤, 소송절차 등을 거쳐 되돌려받자는 것이다. 착오송금한 사람이 지게 되는 법률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발표자 토론자들의 경우 예보법 개정안에 찬성의사를 밝혔다. 임정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토론회에서 "개인의 실수에서 비롯됐지만 금융구조적인 측면에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비대면 거래 등 증가추세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간편결제 도입 등 금융혁신이 이어지면서 송금 규모가 비약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착오송금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허환준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착오송금자가 반환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부당이득 반환소송을 제기해야 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사회적비용 해소 차원에서 착오송금자의 피해구제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