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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범죄자?' 조현병은 정말 위험한 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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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방화·살인 사건' 이후 조현병 공포 확산
'조현병 환자=범죄자' 인식도
전문가들 "적절한 치료 환경 제공하면 결코 위험한 병 아냐"
지역 보건 인프라·위기 대응 시스템 마련 급선무

'조현병 환자=범죄자?' 조현병은 정말 위험한 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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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최호경 수습기자] 연이은 조현병 환자의 강력 범죄 사건으로 '조현병 환자는 곧 잠재적 범죄자'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경남 창원에서는 조현병을 앓던 고등학생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 위층에 사는 할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일이 발생했다. 하루 뒤인 25일에는 경북 칠곡군 한 정신병동에 입원한 30대 조현병 환자가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했다. 이틀 뒤인 27일에는 부산에서 조현병을 앓는 50대 남성이 자신을 돌보러 온 친누나를 흉기로 무참하게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다. '조현병 사건'이 하루 건너 발생하는 셈이다.

지난달 17일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조현병 환자 안인득(42)의 방화 살인사건 이후 조현병에 대한 관심이 분노를 넘어 공포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질병명에 그리 집중하지 않았던 지난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과 2016년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도 조현병을 앓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마저 새롭게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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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조현병 환자의 흉악범죄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심신미약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비롯해 심신미약자들을 사전에 찾아내 수감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면 조현병은 정말 살인 충동으로 쉽게 이어지는 무서운 질병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적절한 치료가 이뤄질 경우 결코 위험한 질환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장창현 느티나무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환자 상황에 따라 투약 치료 등 적절한 치료 환경을 제공한다면 조현병을 위험한 질환으로 분류할 필요는 없다"며 "최근 벌어진 강력범죄는 정신과적 응급상황에서 약을 잘 복용하고 치료권 안에 있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현병은 환청과 망상, 언어 와해 등 사고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전준희 정신건강복지센터협회장도 "진주 방화 살인사건 등은 지역의 보건 인프라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예"라며 "정신 질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복지를 제공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지만 지역마다 규모나 인력이 천차만별인 탓에 집중적인 사례 관리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 관련 법률전문가인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외국의 경우처럼 위기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현병 당사자의 위기 상황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환자가 응급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정신건강센터와 지자체, 경찰이 협력하고 이후 급성기 치료까지 잘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들은 이미 이런 시스템을 마련해 지역에 항상 위기 대응팀을 두고 상황에 맞게 개입한다"면서 "진주 방화 살인사건도 이런 시스템이 없었던 탓에 위기 상황에 대한 징후가 수차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참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최호경 수습기자 ch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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