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기금을 운용해 벌어들인 누적 수익금이 313조원을 넘어 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의 노후자금' 국민연금에 쌓인 기금적립금 660조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29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올 들어 1월 한달 간 운용 수익률이 3.0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금운용 부문에서 10년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이 주식시장 훈풍의 영향으로 올들어 빠르게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이다.
1월 말 현재 기금 적립금은 총 660조300억원으로 집계됐다.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연금보험료와 운용수익금 등으로 조성한 846조9000억원 가운데 연금급여로 지출된 186조9000억원을 뺀 금액이다. 특히 기금 설치 이후 기금을 운용해 벌어들인 누적 수익금은 313조원에 달한다. 이는 기금 전체 조성액(846조9000억원)의 36.9%, 현재 기금적립금(660조300억원)의 47.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올들어 1월까지 자산별 수익률을 보면 국내 주식이 8.95%, 해외주식이 7.73%, 국내채권이 0.03%, 해외채권이 0.89%, 대체투자자산이 0.49%를 각각 기록했다.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한 달간 3.05%의 수익률을 나타낸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국내외 주식시장이 미·중 간 무역분쟁 완화 기대 등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는 주요국 무역 갈등과 통화 긴축, 부실 신흥국 신용위험 고조 등으로 기금운용 수익률이 -0.92%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실적은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 이어 두번째로, 지난해 기금 손실 평가액은 5조9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 수익률은 -17.28%, 글로벌 주식시장(MSCI ACWI ex-Korea, 달러 기준) 수익률은 -9.20%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1월 코스피와 글로벌 주식시장의 수익률은 각각 8.03%, 7.86%로, 무역분쟁 완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가능성 축소 전망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기금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채권투자자산 수익률은 한국과 미국 등의 저금리 영향으로 다소 낮았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자산의 1월 수익은 대부분 해당 기간의 이자와 배당 수익으로 인한 것으로, 투자자산의 평가 변동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국민연금은 기금의 99.9%인 659조3000억원을 금융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자산 구성비는 국내주식 18.11%(119조5000억원), 해외주식 18.61%(122조9000억원), 국내채권 47.21%(311조6000억원), 해외채권 4.09%(27조원), 대체투자 11.78%(77조7000억원) 등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여러 우려가 제기됐으나 올들어 이미 회복된 상태"라며 "단기 리스크 관리 방안 등 개선책을 마련하고 투자 다변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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