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보험 '대박'에 금융당국 '경고'…왜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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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치매보험이 제2의 암 보험금이나 자살보험금 사태처럼 번질 수 있다"


경증 치매까지 보장하면서 가입 열풍을 불고 왔던 치매보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제서야 치매보험 판매를 중단하거나 새로운 손해율을 적용한 상품으로 교체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뒤늦게 경고하면서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지 검토에 들어갔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내달 1일 개정되는 경험생명표 적용에 맞춰 경증 치매보험의 보장한도를 제한하고 가입한도를 줄일 방침이다. 경증 치매의 지급조건이 정확하지 않아 약관을 문제 된 부분을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한화생명이 내놓은 '간병비 걱정없는 치매보험'은 출시 3개월 만에 16만 건을 넘는 가입 실적을 올렸다. 삼성생명 '종합간병보험 행복한 동행'도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4만2000건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7월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해 지난 2월 말까지 약 13만명이 가입했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도 치매보험에 각각 약 4만명, 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최근 선보인 치매보험은 보장금액이 크다는 장점으로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기억력 저하 등 증상을 보이는 경증 치매 진단을 받으면 2000만원을, 더 심한 중증도치매 진단을 받으면 3000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KB손해보험은 경증치매와 중증도치매를 합산해 업계 최고 금액인 최대 5000만원을 보장하는 등 대부분 치매보험은 경증치매에 대해서도 2000~3000만원 수준으로 보장한다.


하지만 금감원은 치매보험 시장이 과열됐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각 보험사에 공문을 보내 경증치매 보장 급부가 지나치게 높게 설계돼 이를 악용하는 보험사기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중복가입을 통한 보험사기 위험성도 강조했다.


경증치매는 의사의 문진과 MRI 소견만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는데 일부 의사들이 의도적으로 경증치매 진단을 내려 보험금을 받기 쉽게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진단을 의사의 판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사기가 만연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사태가 촉발됐을까.


보험사는 소비자로 부터 현재 보험료를 받아서 미래에 있을 지도 모를 위험을 대비한다. 지금 가입한 고객들이 향후 치매에 걸릴 확률에 비해 지금 당장 보험료를 확보하고 이를 투자자금으로 활용해 순익을 남기겠다는 목적이 크다.


실례로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738만9480명 가운데 치매환자 수는 75만명이다. 대략 10명 중에 1명 꼴이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치매환자는 6.9%에 불과하며 70세는 33.5%, 80세 이상은 59.6%를 차지한다. 보험 가입자가 80세 이상이 됐을 때 치매에 걸릴 확율은 그 만큼 낮아진다.


치매보험은 이처럼 장기 상품으로 중도에 해지하면 낸 보험료보다 돌려받는 돈이 아주 적을 수 있다. 해지환급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무해지환급형'은 중도해지 시 납입보험료를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년 이상 보험계약 유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생보사 평균 25회차 계약유지율은 2017년 상반기 69.8%에서 지난해 상반기 67.6%로 하락했다. 25회차 유지율이란 보험에 가입한 뒤 25개월째 보험료를 낸 비율이다. 즉 장기보험 3건 중 1건은 2년 이내 해지하는 셈이다.


만기까지 꾸준히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그 사이에 낸 보험료 대부분은 결국 보험사가 갖게 된다. 가입자가 향후 치매에 걸려 막대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더라도, 다른 가입자의 중도해지로 인한 보험료 수익을 일정 정도는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치매보험이 출시되고 열풍이 부는 사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도 제 때 이뤄지지 않았다.


보험사들은 치매보험 판매를 위해 당국의 인가를 받았지만 판매가 과열되자 뒤늦게 경고를 한 당국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8일 경증치매까지 보장하는 치매보험에 대해 감리 등을 통해 보험약관과 보험요율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해서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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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보험사들은 4월부터 치매보험 및 갱신형 납입면제 특약 상품의 판매를 중단할 것이란 '절판마케팅'을 활용해 이미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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