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촉진, 한미 갈등설 해소..강경화 워싱턴 行 숙제

한미 외교장관 회담 통해 한미 갈등설 일축하고 북미 촉진 과제 안아
이도훈, "우리 입장 일괄 합의·단계적 이행" "북미 대화 재개가 중요"
한미 정상회담 논의 여부도 주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 멀어진 북ㆍ미 관계 촉진과 한미 갈등설 제거라는 중요한 숙제를 안고 미국으로 출발했다.

강 장관과 이 본부장은 28일 오전 각각 뉴욕과 워싱턴DC행 비행기에 올랐다. 강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 평화유지 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오후에 워싱턴DC로 이동해 이 본부장과 합류하는 일정이다. 두 사람은 북ㆍ미 회담 후 협상을 강조하면서도 비핵화 정의에 대해 대량살상무기(WMD)를 포함한 일괄 비핵화로 기운 각자의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만나 한국의 입장을 설득할 계획이다.

강 장관은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폼페이오 장관과 그간의 상황 전개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앞으로 어떻게 공조하면서 나갈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좋은 면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 외교장관은 제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통화만 했고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ㆍ미 회담 종료 후 한 달 만이다.

양 장관은 회담 후 파악된 북의 동향에 대한 각자의 평가를 공유하고 북ㆍ미 간 협상 재개를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ㆍ미 사이가 벌어진 만큼 간격을 다시 줄일 수 있는 묘안을 강 장관이 가져갔을지,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이 본부장은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북ㆍ미 간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라며 "그걸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비건 대표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또 "우리의 입장은 '일괄 타결'을 위한 단계적 이행"이라며 미국이 선호하는 일괄 타결과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합의 및 이행' 사이의 접점 찾기를 중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달 초 두 사람의 회동 이후 비건 대표가 유럽과 중국, 이 본부장이 유럽과 러시아를 다녀온 만큼 새로운 협상 전략을 모색할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남에서 한미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를 잠재워야 하는 어려운 숙제도 해결해야 한다. 최근 국내 보수 매체를 중심으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 미국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사실무근이라고 맞서고 있다. 위기설이 설에 그칠지, 실체로 드러날지가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 달려 있다.

이 본부장은 '한미 관계 이상기류설'에 대해 "지금까지 미국의 여러 가지 정책에 우리의 입장이 반영돼 있다"고 반박하며 "원래 하던 대로 (미국과) 계속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있을지도 이번 회담의 중요한 포인트다. 북핵 해결에 적극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만나면 현 상황의 돌파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