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 내 한투의 SPC 우회 개인대출 의견 있었지만 신중 판단"(종합)

윤석헌 금감원장(오른쪽)이 27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금융감독원은 한국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무 위반혐의 징계 여부에 관해 함구하면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최태원 SK 그룹에 대한 공여를 개인대출로 봐야 한다는 금감원 내 의견도 있었다고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7일 국회 제2차 정무위원회 안건심사·업무현황보고에서 한투의 최 회장 공여에 대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오후 질의에서 윤 원장에 앞서 질문을 받은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지 의원이 금감원 내 검사국의 개인대출 판단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검사국이 일정한 절차에 따라 올린 안건이므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지 의원은 윤 원장에 법적 절차 하자 등에 따라 재조사를 지시했냐고 물었는데 윤 원장은 "특별히 그런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윤 원장은 검사 당국 내 직원이 잘못해서 자본시장에 혼란을 준 것으로 보냐는 지 의원의 추가 질문에 대해 "검사국 측의 주장은 대체로 분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 의원은 SPC를 '실질적인 피대출 기관인지, 형식적인 톨게이트일 뿐인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핵심 쟁점이란 전제를 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당초에 초대형 투자은행(IB) 정책을 도입할 때 단기금융사업인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해준 것은 괜찮은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데 있었으므로 SPC에 대한 신용공여가 개인대출로 가면 당초 정책 취지에서 어긋날 수 있어 다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오전 질의에서 지 의원은 SPC에 기업 대출을 해준 것이란 한투의 입장과 SPC는 페이퍼컴퍼니일 뿐 실질적 자금공여 주체인 최 회장에 대한 공여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며 금감원의 입장을 물었다.

윤 원장은 "(금감원) 검사국에선 개인신용(대출)이란 입장을 세웠고, 제재심에선 양쪽 의견 모두 제시돼 논의가 이어져왔다"며 "업계 최초 사안인 사실을 고려해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한 바 있다.

지 의원이 부산저축은행이 SPC에 예금자의 돈을 투자한 사례 등과 같이 SPC가 아니라 실질적인 거래 주체를 중심으로 처벌했던 것처럼 이번 사안도 그렇게 판단해야 하냐고 재차 묻자 윤 원장은 "그런 점을 유념해서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 의원이 오전 질의에서 한투가 SPC를 통해 최 회장 개인에 신용공여를 했다면 발행어음 사업을 통한 모험자본 조달이란 정책 취지에 어긋나는 것에 동의하냐고 묻자 "현재 금감원 제재심이 진행 중이라 동의 여부를 말하기 어렵고, 금융위까지 올라오면 답하겠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