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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지열발전이 촉발"…수조원대 손배소 불가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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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사연구단, 20일 기자회견서 공식 발표

유체주입→미소지진→포항지진으로 이어져

포항 주민들 피해보상 소송 줄이을 듯

산업부 "모든 조치 다할것"…오후 입장발표 예정


"포항지진, 지열발전이 촉발"…수조원대 손배소 불가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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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이광호 기자]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 인근 지열(地熱)발전소에서 땅속으로 물을 주입하면서 촉발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향후 피해 보상 및 책임 소재 공방 등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대한지질학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정부 조사연구단은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지난 1년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강근 정부조사연구단장(서울대 교수·대한지질학회장)은 이날 "지열발전소의 지열정을 굴착하고 이곳에 유체를 주입하며 미소지진이 순차적으로 발생했고 시간이 흐르며 포항지진이 촉발됐다"고 말했다.


정부조사연구단은 국내조사단과 해외조사위원회로 구성되는데, 이날 발표 결과는 두 그룹의 독립적인 조사 내용을 종합한 것이다. 해외조사위원회 역시 "포항지진은 인공저류층생성기술(EGS) 자극에 의해 촉발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8년 3월부터 12명의 국내 조사단, 각 분야의 국제적 전문가 5명, 자문단 2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강근 정부조사연구단장은 "각자 전문분야에 따라 조사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해 세부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학술지 등에 완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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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은 지하 4㎞ 이상 깊이에 구멍 두 개를 뚫어 한쪽에 물을 주입해 뜨거운 지열로 데우고, 이때 발생하는 수증기를 다른 쪽 구멍으로 빼내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지진 직후 과학계에서는 진앙(震央)이 지열발전소와 불과 600m 떨어졌다는 점에서 "지하로 주입한 물이 지진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하에서 높은 수압이 발생해 주변 지층을 갈라지게 하거나, 이미 형성된 단층을 미끄러지게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와 김광희 부사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을 위한 유체 주입(물 주입)으로 생긴 유발지진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독일 포츠담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디스트레스)도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으로 보인다는 결과를 냈지만 "결과는 잠정적인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지열발전소가 지진에 영향을 주었다는 결론이 나면서 포항 시민들이 낸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항 시민들은 국가와 지열발전소에 위자료를 달라는 소송과 함께 지열발전소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은 작년 1월 받아들여져 현재 지열발전소는 가동이 중단돼 있다.


포항지진 시민연대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주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 주관으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포항 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인공지진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포항지진 시민연대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주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 주관으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포항 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인공지진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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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 회원 300여명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지역발전소 건설에 대한 책임추궁과 이를 위한 국회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지진에 대한 피해액은 천문학적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건출물 붕괴와 부동산가치 하락분 등 경제력 피해액 외에도 시민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액만 해도 50만 포항시민 전부를 합치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가 된다는 것이 범시민대책본부의 주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가 해야 할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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