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회장-FI '가격 안정한 풋옵션'...결국 파국으로
FI-40만9000원 "행사가 변동 절대 불가"
가격 협상 강경 거부 이면엔 배임 의식했단 분석도
신창재 회장-20만원 "시장 좋을 때 공정가치 선정"
계약무효 소송 맞대응 예고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박지환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 간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 갈등이 결국 대한상사중재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신 회장은 막판까지 협상을 원했지만 풋옵션 행사가격에 대해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한 FI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셈이다.
15일 한 FI 고위관계자는 "풋옵션 행사가인 40만9000원이 변동될 여지는 전혀 없다"면서 "(행사가는) 유수의 기관들이 평가를 한 것이고 전문가들에게 절차대로 검토를 받은 것이며, (여기에) 신 회장이 반론을 하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중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막판 협상 실패…중재 불가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 구성된 FI들은 오는 18일 대한상사중재원에 풋옵션 이행을 위한 중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남은 기간 동안 신 회장이 FI들이 만족할 수 있는 지분 처리 방안과 가격, 납입 기일 등 풋옵션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할 가능성은 있지만 희박하다.
신 회장측도 중재를 대비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재를 신청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바 없다"면서도 "중재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FI들이 가격 협상을 강경하게 거부하고 있는 이면에는 배임(背任)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계법인에 의뢰해 책정된 행사가보다 낮은 가격에 합의하면 곧바로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격 정하지 않은 풋옵션이 불러온 싸움
신 회장과 FI들의 갈등은 계약 당시 풋옵션 행사 가격을 미리 정하지 않고, 권리 행사시점에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교보생명의 공정시장가치로 정하기로 한데서 출발한다.
FI들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약 1조2000억원에 사들이면서,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에 나서지 않으면 신 회장에게 되팔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담았다. 이에 지난해 10월말 FI들은 IPO가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아 손실이 발생했다며 주당 40만9000원의 풋옵션 행사를 요구했다.
FI들은 기준 시점을 풋옵션 행사일인 지난해 10월23일이 아닌 그해 6월말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직전 1년 동안의 평균주당시장 가치를 공정가치 산출에 고려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오렌지라이프의 2017년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을 공정가치 산정에 활용했다.
문제는 보험사들의 시장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생명 PBR은 2017년 0.8배 수준이었지만 2018년 0.6배로 하락했다. 신 회장측은 교보생명 시장가치를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로 추산하면 행사가는 20만원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맞선다. FI들이 시장 상황이 좋을 때 가격을 기준으로 공정가치를 산정, 행사가를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게 신 회장측 주장인 셈이다.
교보-FI 소송 장기화 될 듯…쟁점은
신 회장 측은 FI들이 중재 신청에 들어가면 주주간 계약무효 소송으로 맞대응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 측에서 계약무효를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우선 미얀마 가스전 개발 자금 마련을 위해 교보생명 지분을 처분해야 했던 대우인터내셔널과 FI 간 계약에 있어 제3자인 신 회장의 풋옵션 조항이 들어간 것이 합리적으로 합당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또 IPO 결정 주체는 이사회인데 신 회장 개인이 상장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풋옵션을 행사키로 한 계약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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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IPO를 추진하지 않기로 한 이사회 결정에서 FI들도 이사진으로 참여해 동의했는데 이제와서 풋옵션 행사는 모순이라고도 지적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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