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우려 컸던 2016년과 닮은꼴

국제유가 상승 반영되는 내달부터 1%대 예상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김민영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0.5% 상승하며 두 달 연속 0%대에 머물렀다. 0%대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동시에 진행되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5% 올랐다. 2016년 8월 0.5%를 기록한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11월 2%대에 머물다가 12월 1.3%로 내려왔다. 올해 1월에는 0.8%로, 1년 만에 1% 미만으로 떨어졌다.


물가동향을 보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컸던 2016년 5~8월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당시 4개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0.8% 수준이었다. 간간이 1%대 성장률이 있었지만 2015년부터 따지면 전반적 물가상승률은 0%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지금 상황은 2016년 여름과 유사하다"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떨어져 물가를 낮추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 위주로 만들어진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0.0%를 기록해 2016년 8월 -0.2%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식품 이외의 생활물가지수는 0.6% 하락해 2016년 9월 1.0%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2년5개월 만에, 전월세를 포함한 지수 증가율은 0.0%로 2016년 7월 이후 최저를 각각 기록했다. 생활물가지수 증가율이 낮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물가 변동에 그만큼 민감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이 소비자물가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점도 유사하다. 지난달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1.3% 하락해 전체 물가를 0.51%포인트 끌어내렸다. 석유류는 2016년 5월(-11.9%)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공업제품은 0.8% 내려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 내리는 데 기여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1.4% 하락했다. 채소류가 15.1% 떨어져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내리는 효과를 나타냈다. 2016년 7월에도 농산물은 4.0% 떨어져 소비자물가 하락을 이끌었다.


통계청은 디플레이션 우려 가능성에 대해 계절적 요인을 뺀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1.3%로 꾸준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2016년 7~8월에도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3%였으며 같은 해 5~6월에는 1.8%로 오히려 더 높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제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부동산 같은 자산가격이 떨어지면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게 된다"면서 "소비 위축이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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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3월에는 택시요금이 일부 인상된 점이 있고 2월 상승한 국제유가가 3월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부터는 1%대 물가상승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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