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 순익 4조 넘어…수탁수수료 비중 지속 감소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난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이 4조원을 넘어섰다. 하반기 증시 침체로 증가폭이 축소된 가운데 수탁수수료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56곳의 당기순이익은 4조1736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증시 호황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하반기에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주식시장 침체로 당기순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7%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 수수료수익은 9조71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수수료수익 중 IB부문은 27.4%, 자산관리부문은 10.4%를 차지했으며 수탁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6.7%로 과거에 비해 점차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탁수수료 비중은 2009년 69.2%에서 2012년에는 60.7%, 2015년에는 57.9%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자기매매이익은 4조5287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증시 침체로 주식처분손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으로 지난해 주식 관련 손익은 전년 대비 6396억원 감소하면서 13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파생관련손익도 전년 대비 2조5306억원 감소하면서 1조6441억원의 손실을 냈다. 4분기 중 국내외 주가 급락에 따른 운용손실로 주식 관련 파생상품손익이 전년 대비 102.6%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채권 관련 손익은 6조1863억원으로 105.3% 증가했다. 금리 하락으로 채권처분·평가손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타자산손익은 1조5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줄었다. 판매관리비는 8조3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증권사의 자산총액은 439조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부채총액은 382조4000억원으로 13.2% 증가했다. 환매조건부증권(RP) 매도를 통한 자금조달은 감소했으나 매도파생결합증권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부채 규모가 늘었다. 초대형IB 발행어음은 6조원으로 607.8% 늘었다. 자기자본은 56조6000억원으로 8.2% 증가했다.

지난해 말 전체 증권사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545.1%로 37.5%포인트 감소했다. 이중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건,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종합금융투자회사(종투사) 7곳의 순자본비율은 1188.2%로 288.3%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선물회사 5곳의 당기순이익은 233억원으로 70% 증가했다. 이는 수탁수수료가 104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ROE는 6.8%로 3.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 현재 선물회사의 자산총액은 4조610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8.4% 증가했고 부채총액은 4조2347억원으로 42.8% 늘었다. 자기자본은 3754억원으로 2.6%증가했다.

올해 대내외 잠재 위험요인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미·중 무역협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으나 여전히 금리 인상 가능성,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 대내외 잠재 위험요인에 따라 수익성 및 건전성이 악화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잠재 리스크 요인 및 취약 부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등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증권회사의 수익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부동산금융에 대한 상시 점검 및 기업금융 확대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