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중국이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공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6~6.5%는 무역전쟁 타격으로 인한 경기하방 압박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숫자로 풀이된다. 구체적 숫자 대신 폭 넓은 구간으로 제시한 것도 앞으로 미국과의 무역협상 정도에 따라 경제 상황이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음을 감안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전인대때 발표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어떻게든 사수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올해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 타격이 심해질 경우 정부의 재정정책도 더 적극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에 개막한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 및 사회발전은 막중한 임무와 많은 도전, 높은 요구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하며 올해 경제 및 사회 운용이 녹록지 않은 상황임을 인정했다.
중국이 올해 재정적자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8%로 제시해 지난해 2.6% 보다 상향 조정한 것도 적극적인 재정정책 실행이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적자율을 상향조정한 것은 재정수지와 특정채권발행 등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방정부 채권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지방정부 특정채권을 지난해 대비 8000억위안 증액한 2조1500억위안으로 배정해 인프라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중국은 무역전쟁 등으로 경제 하강 분위기 속에 올해 대규모 감세조치를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현행 세율을 16%에서 13%로 인하하는 등 부가가치세 개혁을 특히 심화할 방침이다. 또 기업의 사회보험료 납부부담을 현저하게 줄이고 특히 소기업과 영세기업의 부담을 경감시키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리 총리가 올해 경제운용 방침 부문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을 완화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금융기구의 여신공여 확대 및 대출비용 하향 조정이 동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폭이 높아지고 자금을 소기업, 민영기업, 영세기업 대출에 적극 활용하려는 노력이 뒤따를 전망이다.
산업 발전 부문에서는 첨단기술 발전이 기대된다. 리 총리는 이날 중국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에 대한 연구개발과 응용을 심화하고 차세대정보기술, 첨단장비, 바이오의약, 신에너지자동차, 신소재 등 신흥산업 클러스터 육성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아울러 중국은 '군사 굴기'를 위해 올해에도 국방예산을 7.5% 증액하기로 했다. 지난해 8.1% 증액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는 항공모함 증강 등 각종 최신 군 장비 도입과 첨단 시설 개량 등을 통해 미국에 맞설 수 있는 군사력 확충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인대가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의 하이라이트다 보니 전 세계 취재진의 취재 경쟁도 뜨거웠다. 9시부터 시작되는 전인대 취재를 위해 오전 6시30분 인민대회당 출입구 앞은 몰려든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약 40분 정도 줄을 선 후에야 보안검색대 앞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였다. 리 총리의 업무보고 내용이 담긴 자료배포가 8시에 시작되자마자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 국방예산, 재정적자 목표 수치를 보도하려는 취재진들이 앞다퉈 달려들었다. 인민대회당 로비 바닥은 업무보고 자료와 노트북을 펼쳐놓고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보안검색 수준은 강도가 높았다. 안면인식 카메라가 동원됐다. 카메라 앞을 지나면 미리 등록해 놓은 개인정보가 화면에 뜨고 보안요원은 이 정보와 출입증을 동시에 검사하는 방식이다. 중국 최고 지도부 뿐 아니라 각 지역과 군 조직에서 선출된 인민 대표 약 3000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테러 위험에 대비해 배터리 충전기 등도 소지가 통제됐다. 인민대회당 앞은 공안들이 1m 간격으로 배치될 정도로 경계가 삼엄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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