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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캄보디아가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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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잘 알지는 못하는 나라, 캄보디아. 필자가 15년 전 대사관에서 근무할 당시 '킬링필드에서 앙코르와트(Angkor Wat)로'라는 미래지향적 슬로건을 내걸고 좌충우돌 열심히 뛰어다니던 생각이 난다. 서울과 프놈펜을 연결하는 하늘길도 열려 많은 한국인들이 캄보디아를 찾았고, 우리 투자가도 몰려왔다. 만 10년 만에 다시 돌아와 보니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지는 캄보디아, 이 경이로운 왕국(Kingdom of Wonder)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캄보디아는 라오스, 미얀마와 함께 CLM이라고 불리는 아세안의 후발 회원국 중 하나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이제 1500달러를 넘었고, 빈부격차가 심한 편이다. 행정 시스템, 부정부패 문제 등 개선할 점도 아직 많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7.6% 경제성장을 달성해온 '아시아의 새로운 호랑이(New Tiger of Asia)'이다.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는 목표가 뚜렷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4각 전략(Rectangular Strategy)'을 내세워 매진하고 있다. 우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급속한 발전이 있었다. 양국간 교역량은 재수교(1997) 당시보다 20배 가까이 증가해 지난해 9억7500만달러를 달성했으며 200개가 넘는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양국의 상생번영에 기여하고 있다. 재수교 당시 1000명에 불과했던 인적교류도 200배 넘게 증가해 연간 40여만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캄보디아 관계는 단순한 통계수치 차원을 넘어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정서적 공감대와 사람이 견인하는 특별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사람 중심의 상생번영 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 파트너라고 믿는 이유이다. 양국 모두 현대사에서 질곡의 세월을 경험했고, 평화와 안정을 회복했으며, 폐허와 빈곤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밟아왔다. 단지 빈곤 탈출과 경제성장에서 우리가 좀 앞서 있을 뿐이다.


현재 4만여명의 캄보디아 국민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우리 산업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캄보디아인 결혼이민자는 8000명을 넘어섰고, 이 중 한국 국적 취득자도 4000여명에 달한다. 또 우리 국민 1만5000여명이 캄보디아에 살고 있다. 선교사 가족만 2000여명으로 추산되며 비영리단체(NGO)의 다양한 봉사활동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는 우리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캄보디아와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고 전략적인 판도를 다시 짤 시점이다.

머지않아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께서 캄보디아를 방문한다.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만 10년 만에 세번째인 한국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방문이다. 이번 방문 자체의 의미가 적지 않으며 올해 하반기 한국에서 개최될 한ㆍ아세안 및 한ㆍ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


인도차이나반도 중심에 위치한 캄보디아는 중국의 급속한 영향력 확대와 이를 경계하는 서방진영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다. 캄보디아는 중국, 일본, 베트남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도 외교관계가 복원된 지 22년째이니 사람의 나이로 치면 성년이다. 연 30만명 이상의 한국인이 찾는 시엠리아프에는 대사관 분관도 개설되어 있다. 우리 나름대로 캄보디아에서 외형을 키우고 인맥과 기반도 다져왔으니, 이제 활짝 기지개를 켜고 내실을 다질 시점이다.


몇 년 전부터 캄보디아가 우리에게도 더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제대로 화답할 차례이다. 물론 캄보디아가 우리에게만 손짓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고, 여러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 기회의 땅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다.


오낙영 주 캄보디아왕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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