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저소득 비(非)근로자가구 역대 최대 수입 감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저소득 비(非)근로자가구 역대 최대 수입 감소
AD
원본보기 아이콘

자영업자·무직자 등으로 구성된 근로자 외 가구 소득 감소 역대 최대

최저임금인상·고용악화·자영업자부진·고령화 등 복합적인 원인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서울 마포구에서 소규모 커피숍을 운영 중인 박모(45세)씨는 최근 가게를 폐업할 지 고민 중이다. 작년에 인건비, 재료비, 임대료 등이 다 올랐지만 가게 매출은 안올라 소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근처에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까지 들어서며 올해도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이씨는 "작년에 경기가 나빠서 이미 주변에 여러 커피숍들이 문을 닫았고 나도 올해를 넘길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세 자영업자와 무직자 등 저소득 비(非)근로자가구의 소득 감소폭이 역대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 악화와 자영업자 부진, 인구 고령화 등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근로자 외 가구 중에서 소득 수준 하위 60%의 소득 감소폭이 역대 최대였다. 근로자 외 가구는 가구주가 자영업자 또는 무직인 가구를 의미한다. 전체 조사대상 가구 중에서 40% 가량이며 근로자 외 가구 중에서 자영업자 가구 비중은 50% 정도다.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근로자 외 가구를 5분위로 나눴을 때 소득하위 20%인 1분위의 소득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1분위 근로자 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77만104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감소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역대 최대폭 감소다.


같은 기간 2분위 근로자 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79만787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했고 3분위는 314만7913원으로 5.4% 줄었다. 모두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폭 감소였다.

근로자 외 가구의 수입이 부진한 것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등 주요 경상소득 항목이 모두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1분위 근로자 외 가구의 지난해 4분기 월평균 근로소득은 6만8005원으로 전년 대비 45.4% 감소했고 사업소득은 8만5001원으로 63.0% 줄었다. 근로자 외 가구에서 근로소득이 발생하는 것은 가구주를 제외한 가구 구성원 중에 근로소득자가 있을 수 있어서다.


근로자 외 가구가 자영업자와 무직자로 구성됐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경기악화로 인한 자영업자 소득감소와 최저임금 인상과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부진 등이 모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영업 폐업(자료사진)

자영업 폐업(자료사진)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지난해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이 고용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정민·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발표한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효과' 보고서에서 지난해 고용이 부진한 원인의 27%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며 나머지는 경기부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은 일용직근로자의 경우 지난해 고용악화 중 최저임금의 영향이 75.5%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김대일 교수는 "저소득층 근로자의 소득 제고를 목표로 한 최저임금 인상이 의도와 달리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의 일자리와 근로시간을 줄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4분기 1분위 근로자 외 가구의 가구주 평균연령은 68.05세로 10년전인 2008년 4분기 61.60세에 비해 7세 가까이 높아졌다.


반면 5분위 근로자 외 가구의 가구주 평균연령은 같은 기간 49.27세에서 53.15세로 4살 정도 늘어났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빈곤층이 늘었고 소득 악화를 불러왔다는 해석이다.


경기 악화로 인한 자영업자 소득 감소도 원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도소매업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78만2000명으로 전년(83만8000명)보다 5만6000명(6.6%) 줄었다. 경기 부진으로 1인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에 저소득 근로자 외 가구의 소득 감소폭이 평소보다 컸다"며 "경기 악화와 인구 고령화, 최저임금 인상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