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제조기' 日장관, 이번엔 수영선수 백혈병 진단에 "실망했다" 파문

야권 "믿을 수 없는 발상…자질 부족" 비판, 파면 요구도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연이은 말실수로 수차례 도마 위에 올랐던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일본 올림픽 담당 장관이 이번에는 유망주로 꼽혀온 수영선수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도쿄올림픽) 금메달 후보인데 실망스럽다"고 말해 야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올림픽을 맡은 주무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며 파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13일 NHK 등에 따르면 사쿠라다 장관은 전날 2020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수영선수 이케에 리카코(19)가 백혈병 진단을 받자 "분위기가 시들해질 것 같아 걱정 중"이라고 올림픽 성적을 걱정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이케에 선수에 대해 "금메달 후보로 일본이 정말 기대하고 있는 선수"라며 "(백혈병 진단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야권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도쿄도내에서 열린 회의에서 "상식적으로 어떻게든 완치바란다는 것이 국민의 생각"이라고 비꼬았다. 츠지모토 기요미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 역시 "올림픽 담당 장관이라는 자리는 물론, 인간으로서도 그런 발상을 믿을 수 없다"며 "(올림픽 담당 장관) 적임자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역시 "10대 여성 1명이 생명과 직결된 질병에 직면했는데 장관이 하는 게 이런 말이냐"며 "아베 정권을 일반적으로 보여준다"며 사쿠라다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공산당 국회대책위원장은 "논평가치가 없다"며 "자질부족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사쿠라다 장관이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림픽 담당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올림픽 투입재원 규모 등 간단한 질문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사이보보안관련법 등 개정과정에서는 지금까지 컴퓨터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답해 컴맹논란이 일었고, 작년에는 도쿄올림픽 다국어 서비스관련 포럼에서 인사말을 통해 "(나는)영어를 못해 총리가 될 수 없다"고 발언해 자질논란이 재확산됐다. 2016년에는 종군위안부를 "직접적 매춘부"라고 칭해 사과하기도 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