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정숙 여사와 손혜원 의원 관계 정치쟁점화…설 명절 '사랑방 민심' 정치적 호재로활용
하지만 야당 반응은 달랐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처음부터 손 의원을 정조준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칼끝의 최종 목적지가 다른 곳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민주당이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재판 청탁 의혹이 불거진 서 의원의 원내수석부대표직 자진사퇴를 결정했음에도 논란이 증폭되는 이유와 맞닿아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왜 초권력형이냐. 손 의원은 그냥 단순한 초선 의원이 아니라는 거 잘 아실 거다. 영부인과 숙명여고 동창"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김·혜·교(김정숙, 손혜원, 서영교) 스캔들'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김순례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여당 실세들의 일탈이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지만 정치적인 공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손 의원과 민주당의 세세한 해명보다는 '여고 동창생'이라는 사적인 관계가 더 알기 쉽게 받아 들여지기 때문이다. 진실 규명은 두 번째 문제이고 의혹의 상상력은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손 의원과 김 여사는 숙명여중·숙명여고 동창이다. '친구 남편이 대통령'이라는 손 의원의 인맥은 정치 공격의 토대가 되고 있다. '참이슬' '처음처럼'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등 최고의 네이밍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던 손 의원이 정치권에 뛰어든 것은 김 여사의 권유 때문은 아니었다. 손 의원은 진선미 의원의 대선캠프 참여 권유를 계기로 합류하게 됐다.
손 의원이 김 여사와 친한 친구 관계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손 의원은 대선 이후 친구의 이름도 함부로 부르지 않는 등 일정한 선을 넘지 않고자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괜한 오해를 부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행동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야당은 그런 노력이나 사정을 봐줄 리 없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을 앞두고 '사랑방 민심'의 주도권을 잡을 유용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의혹의 진실여부를 떠나 '친구 남편이 대통령'인 특정 정치인이 설 사랑방의 '술안줏감'으로 오르는 것만으로도 정치적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야당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정치 사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야당이 특별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대통령 부인 연루설을 증폭할 경우 정치공세라는 비판과 함께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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