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원하는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이유는?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다음 달 중순 베트남에서 개최하자고 북한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 4차 북중 정상회담을 거치며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담장소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는 모양새다.
양국은 이미 베트남에서 접촉해 회담장에 대해 논의를 한 것으로 미국 CNN등이 보도한 바 있다.
베트남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급부상 한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다. 북한과 미국 모두에게 최적의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당초 미국은 김 위원장이 유학한 스위스를 유력 장소로 검토했지만 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베트남, 태국, 몽골, 하와이 등이 유력 장소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도 이날 미국 소식통을 인용,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가 베트남과 태국으로 압축됐지만 베트남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은 당초 1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도 희망했었다. 외교 소식통은 "베트남이 싱가포르가 1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누린 국가 브랜드 효과에 아쉬워했다"며 2차 정상회담 개최도 희망해 왔다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회담은 개최국의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개최국의 의지가 없다면 개최가 불가능하다. 예산도 수십억~수백억원이 소요된다. 싱가포르가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예상한 예산은 약 160억원이다. 개최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다면 개최가 쉽지않다. 싱가포르는 막대한 경호비용과 김 위원장 일행의 숙박비까지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력한 치안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 여부도 회담 개최의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베트남은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
외교가에 따르면 베트남은 남북·미 모두에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의지가 강력하다는 뜻이다.
지리적 정치적으로 볼때도 베트남은 미국와 북한에 모두 잇점이 있다. 베트남은 북한의 혈맹이다. 최근 한국의 베트남 투자가 급증하며 한국인에 대한 우호적 시선이 크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다.
김일성 전 주석이 1958년 11월 28일 호찌민 베트남 주석의 초청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전례도 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할아버지 김 전 주석의 행보와 비교될 수 있다. 김일성의 이미지를 활용해 온 김 위원장에게는 매력적인 포인트다.
북한 대사관이 하노이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사관을 통해 정상회담 준비를 속도감 있게 준비할 수 있다. 하노이를 방문하면 김 위원장과 베트남 주요 권력자들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가능하다.
베트남이 미국과 전쟁을 하고도 국교를 정상화하고 경제 발전을 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원하는 김 위원장에게 베트남에서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베트남이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중국이 회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중국의 관여를 경계하는 미국으로서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최근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1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며 북한이 '도이모이' 혁신을 이뤄낸 베트남 처럼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부분도 이런 요인을 감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베트남을 제외하고 다른 국가들은 대부분 결격 사유가 있다. 몽골의 경우 두 가지 문제가 걸린다. 우선 현지 날씨 문제다.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몽골의 강추위는 정상회담에 큰 결격 사유다.
욘돈 오트곤바야르 주미 몽골대사가는 최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몽골은 극심한 겨울 추위로 인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몽골도 지난해 6월12일에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했지만 싱가포르에 밀렸다. 오트론바야르 대사의 발언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에는 추위로 인해 개최 희망을 접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 다른 악재는 스모그다. 겨울 몽골의 스모그는 악명 높은 중국 베이징 스모그 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16년 12월 블룸버그통신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의 미세먼지(PM2.5) 중국 베이징에 비해 최고 5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강 추위로 인해 화력 발전을 해야하는 데다 대부분의 전통 가옥 게르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다 보니 겨울마다 강력한 스모그가 몽돌을 덥친다.
우리 고위 외교 소식통도 "몽골에서는 스모그로 인해 겨울에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와이는 북한 공관이 없는 것이 가장 큰 결격 사유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해 뉴욕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회담을 할 수 있었던 건도 뉴욕에 유엔(UN)대표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본국과의 통신이 가능하지 않다면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것이 무리수라는 것이 외교가의 전반적인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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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은 정상회담장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있다. 태국은 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싱가포르도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이었다. 태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오는 11월 아세안 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대할 수도 있다. 회담 개최 의지만 있다면 명분이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태국 정부가 정상회담을 개최할 의지와 능력이 있느냐 여부다. 태국은 내달에 총선을 실시한다. 태국 총선은 군부정권을 민간으로 이양하기 위한 중요한 정치 이벤트이다. 태국에서 민주적 총선이 실시된 건 2011년이 마지막이다. 총선에 이어지는 북·미 정상회담을 연이어 치러낼 만한 여력이 있는지와 정치적 혼란 가능성이 정상 회담 개최의 중요한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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