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면전환 ‘北카드’ 또 꺼내
“정상회담 개최지 협상 중” “장소 곧 발표” 발언
베트남 등 아시아 유력
셧다운 악재 속 대북 진전된 내용 연일 공개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미국과 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출발하기 직전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더라면 지금 아시아에서 북한과 큰 전쟁을 치르고 있을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제재는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를 협상하고 있으며 곧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양측의 접촉이 이미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2차 정상회담은 ‘톱다운’식 정상 외교를 위해 정상회담 장소를 먼저 정하고 의제 등에 대한 실무 협상은 이후로 미루는 형식이다. 이날 발언을 감안하면 회담 개최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특히 이색적이다. 지난해 11월로 예정됐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불발된 후 양측의 공식 접촉은 없었다. 북한은 거듭된 미국의 요구에도 미국의 대북 채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게 얼굴도 비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고 정상회담장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언급은 양측의 대화 라인이 살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1일 방송에 출연해 북·미 간 협상은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중이라고 밝힌 2차 정상회담 장소가 어디가 될지도 관심이다. 미 CNN방송은 지난 3일 미국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비무장지대(DMZ) 등 아시아권과 미국 하와이를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CNN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아시아 국가에서 여는 방안이 선호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유학 생활을 한 스위스는 거리 문제로 후보지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와 달리 비핵화 의지를 강조한 신년사를 내놓은 후,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워싱턴DC 정국이 총체적 난국인 상황에서도 북한 관련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내 정치가 셧다운 사태로 혼란을 겪은 지난 연말에는 북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다가 올해 들어 국면 전환을 위해 북한 카드를 다시 꺼내든 모양새도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트윗을 통해 “나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다음 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는 김 위원장에게서 받은 친서를 공개하고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6일에는 처음으로 협상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발언 때마다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은 내부적으로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미국이 오판할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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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장소를 먼저 발표하면 셧다운 사태의 국면 전환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현재 워싱턴DC 정국을 감안하면 시간이 걸리는 정상회담 의제 등에 대해서는 향후 실무 협상을 통해 정리하고 우선 회담 장소 등을 확정해 발표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북·미 협상 교착의 원인인 대북 제재 완화를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해 조속한 시일 내 정상회담 개최를 낙관하는 것은 아직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개최지가 정해져도 정상회담 조기 개최는 여러 사정상 쉽지 않다. 개최지가 판문점이 아니라면 개최국과의 협의는 물론 북한이 김 위원장의 해외 방문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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