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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게임①]성장둔화·중국·규제…‘삼각파도’가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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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국 위상 ‘옛말’…규제에 흔들리고 중국에 치인 ‘K게임’

김정주 NX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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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무엇인지, 늘 주변에 묻고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고민해 왔다.” 김정주 NXC 대표가 최근 불거진 넥슨 매각설에 대해 내놓은 답변에는 한국의 게임 산업이 처한 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던 신(新)산업의 대표격이었던 게임은 어느새 1위 기업의 수장마저 성장 방안을 고민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고, 여기에 중국 게임의 거센 공세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국내의 규제가 옴짝달싹 못하게 에워싸고 있는 것이다. 성장둔화, 중국, 규제라는 ‘삼각파도’가 우리 게임 산업을 덮쳤다.
◆성장 ‘둔화’…10년 된 콘텐츠에 의지=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1년 18.5%에 달하던 게임 시장 성장률은 2016년 1.6%로 고꾸라졌다. 2017년 12.4%라는 깜짝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배틀그라운드’, ‘리니지M’ 등 몇몇 게임이 크게 성공한 데 따른 일시적 효과일 뿐 게임 산업이 성장 둔화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지난해도 게임 업계 ‘빅3’ 가운데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전년 대비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설이 불거진 넥슨은 10%대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기존 대표작의 장기 흥행의 결과로 분석됐다. 넥슨의 성장을 담보한 게임이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두 10년 넘게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이는 그동안 신작 게임 중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둔 게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0년 이상 된 콘텐츠가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의 현재를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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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게임’의 공습=10조 규모의 넥슨을 인수할 수 있는 후보군으로 중국의 텐센트가 언급되고 있다는 점은 이른바 ‘차이나 게임’이 국내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여실이 보여준다. 실제로 텐센트는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구 블루홀) 등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국내 게임사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인터넷모바일 기업인 카카오의 지분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은 판호(서비스 허가권) 발급을 무기로 국내 게임사들의 목줄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판호 발급을 재개했지만 국내 게임사들의 게임은 포함되지 않았다. 여기에 중국 게임 업체들도 한국 진출에 속도를 내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 모바일 게임의 중위권 순위는 중국 게임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옥죄는 ‘규제’=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게임 산업을 옥죄는 규제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11년 18.5%의 성장률이 이듬해부터 큰 폭으로 하락한 데는 그해 10월부터 시행된 ‘게임 셧다운제도’의 영향이 컸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을 상대로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이 조치는 여전히 PC기반 온라인게임에 적용 중이다. 이로 인한 게임 업계의 손실은 막대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셧다운제로 인해 1조1600억 원의 내수시장이 위축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도입되며 게임 개발 비용과 기간은 늘어났다. 정치권에선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과몰입 질병 분류와 관련해 게임 업계가 매출 일부를 국가에 기금으로 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여기에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넥슨을 포함한 게임사들은 직격탄이 불가피하다”며 “김정주 대표도 규제가 나오기 전에 회사를 매각하고, 정체 중인 게임 사업이 아닌 신사업을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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