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민정책·인종차별 논란
무차별적 밀어붙이기에 쪼개진 미국
▲미국 시애틀주에서 지난 1월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규탄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성조기와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출범 첫 해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어놨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겠다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웠다.
미국 내에서 보여준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반(反)이민 정책, 멕시코장벽 건설, 오바마 케어(현행 건강보험법) 폐기, 감세법안, 성전환자의 군 복무 금지 등을 흔들림 없이 밀어붙였다.
야당이 거세게 반대했고,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몇십년 뒤로 되돌리고 있다며 비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본인을 비난하는 언론을 ‘가짜 뉴스’라며 공개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반이민 행정명령=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지난 1월27일 이라크·이란·시리아·리비아·예멘·소말리아·수단 등 이슬람권 7개국 출신들 및 난민의 입국을 90일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슬람권 국민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취급했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하와이주 연방지방법원 등이 “헌법의 평등 보호 조항 침해”라며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3월과 9월 두 번에 걸쳐 수정 행정명령을 내놓으며 법정 대결을 이어 왔다. 3월에는 기존 비자 보유자와 영주권자는 제외하고 비자 신규 신청자만을 입국 금지 대상으로 삼은 개정안을 발표했고, 9월엔 수단을 제외하고 북한·차드·베네수엘라를 포함시킨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대법원은 결국 12월 4일 북한과 이슬람권 국가 등 8개국 국민의 입국을 제한한 9월 행정명령의 효력을 전면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강력하게 밀어붙인 반이민 정책은 대표적인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풀이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말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관련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지난 9월에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부모가 불법체류자인 만 16세 미만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불법체류청년추방유예제도(DACA)’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무조건적인 오바마 지우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 해에 사활을 걸었던 또다른 공약은 바로 ‘오바마케어(ACA·현행 건강보험법) 폐기’다. 트럼프 정부는 관련 법안을 네 차례나 상원 표결에 부치는 뚝심을 보였지만 모두 당내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진 않았다. 그는 세제 개편안에 오바마케어의 핵심인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 폐지 내용이 포함된 것을 연결고리로 삼아 오바마케어 폐지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유산인 '트랜스젠더 군 복무'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갑자기 일방적으로 금지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 결정 역시 각주의 지방법원들에서 연달아 제동을 걸었다. 결국 국방부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내년 1월부터 입대가 가능한 것으로 물러서야만 했다.
◆인종차별 논란에 기름부어= 2017년 8월 12일, 미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가 일어났다.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군을 이끌었던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는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하자 백인 극우주의자들이 거세게 반발한 것이다. 이에 맞서 흑인 민권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태에 대해 "양측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제대로 비판하지 않자, 정치권과 기업인들까지도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트럼프 지지 세력으로 꼽히던 월가의 제이미 다이먼과 공화당 인사들까지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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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들이 ‘미국 국가 연주 때 한쪽 무릎 꿇기’ 운동을 펼쳤는데, 이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선수들을 비난해 논란이 됐다. 그는 “성조기를 존중하지 않는 선수에게 ‘저 개자식을 당장 끌어내. 넌 해고야!’라고 말할 수 있는 NFL 구단주를 보고 싶지 않나?” 라며 기름을 부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사회 갈등의 근원이자, 모두들 조심스러워하는 인종차별 문제를 제대로 건드렸다. 진보 언론은 물론이고 보수 지지자들까지 우려하게 했다. 폭스뉴스·뉴욕포스트 등 보수언론을 이끌고 있는 머독 회장은 지인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샬러츠빌에서 목격한 것과 이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반응은 우리 모두를 우려스럽게 만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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