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에는 여전히 보따리상만 몰려
호텔 예약문의는 여전히 전무…명동은 사실상 '비수기' 리뉴얼 공사中


지난 25일 롯데면세점 소공점 모습. 대부분의 쇼핑객들은 전문 보따리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25일 롯데면세점 소공점 모습. 대부분의 쇼핑객들은 전문 보따리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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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선애 기자, 조호윤 기자] "금한령(한국 단체관광상품 판매 금지)이 해제 된 것은 맞나요? 단체로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은 한 달 동안 1000명도 안될겁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 양국의 갈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실제 시장의 체감온도는 아직 영하권이다. 면세점 주차장에는 단체관광버스 한 대 보이지 않고, 중국인들이 주로 투숙하는 4성급 호텔은 여전히 썰렁하다. 오랜 방한객 기근을 틈 타 명동 상권은 곳곳에서 리뉴얼 공사를 할 정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이 한국 여행을 허용한 지 약 한 달이 지났지만, 국내 관광ㆍ유통 시장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지난달 28일 지역회의를 열고 베이징과 산둥의 일반 여행사들에 한 해 한국 여행을 1차로 허용한 바 있다.

호텔업계는 본격적인 중국인단체관광객(요우커) 귀환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요우커 의존도가 높은 서울 시내 4성급 호텔 10여곳 이상은 현재 요우커 예약률이 거의 전무한 수준. 지난 2일 금한령이 발동된지 262일 만에 첫 요우커가 베르누이 호텔에 묵은 이후 라마다 서울, 티마크 그랜드호텔에 1~2팀 정도가 다녀간 게 전부다. 한 4성급 호텔 관계자는 "우리 호텔은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이용객의 80%를 차지했는데 금한령 이후 발길이 뚝 끊기면서 객실 예약률이 10%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아직까지 주요 곳곳 4성급 호텔을 중심으로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숙박 시설 지출 비율이 낮은 중국인들은 중저가의 비즈니스 호텔을 찾기 때문에 신라ㆍ조선ㆍ더플라자(한화) 등 특급호텔에서는 더욱 요우커의 그림자를 찾기 어렵다. 롯데호텔의 경우 금한령 해제 조치에서도 제외돼 전혀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내년 중국 명절과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유의미한 숫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우커 수와 영업이익이 사실상 연동되는 면세점 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25일 찾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주차장에는 단체관광객을 위한 대형버스가 단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10인승 미만의 카니발 차량 수십대가 곳곳에 주차돼 있었다. 주로 5명 안팎으로 조를 구성해 움직이는 보따리상(따이궁ㆍ代工) 전용 차량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면세점이 한 달 여 전보다 더욱 붐비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막판 수요를 위한 보따리상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기 때문"이라면서 "새벽같이 줄을 서며 면세점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99%는 전문 상인들"이라고 전했다. 이어 "요우커라고 할 만한 관광객 수는 최근 한 달 동안 1000명도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금한령 해제 효과는 현재까지 없으며, 급감한 이익의 경우 과거와 비교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한창이던 지난 3월27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가 게시돼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한창이던 지난 3월27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가 게시돼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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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시장의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날 중구 명동 중앙거리 곳곳에는 일부 중국인들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소규모 개별 관광객 및 보따리상이 대부분이었다. 날씨가 급격히 추워진 탓도 있지만, 대로변 곳곳에 몰려있던 깃발부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다만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했다. MCM 매장 앞에는 내년도 봄ㆍ여름(S/S) 시즌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2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한 20대 중국인 여성은 "중국에 있는 지인에게 영상을 통해 신제품을 보여주고, 마음에 든다고 하면 대신 구매해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 보복 이후의 시기를 사실상 비수기로 보고 명동의 매장 곳곳은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었다. 명동길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의 색조 브랜드 에스쁘아 매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보름여 동안 매장 개편 공사를 전개했다. LF의 헤지스 명동점은 다음달 말부터 장기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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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이후 30~50% 하락한 화장품 브랜드숍들의 실적 회복도 아직이다. 한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숍 관계자는 "금한령이 해제되면서 방한 요우커 수가 일부 증가하긴 했지만, 회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내년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까 싶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금한령 재개 움직임 역시 업계에는 큰 불안요소다. 현지 여행사를 중심으로 중국이 한국행 단체 관광을 다시 봉쇄키로 하고 이를 일부 업체에 전달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금한령 통보 때와 마찬가지로 공문 등을 통한 공식적인 제재가 아니기때문에 명확한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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