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가 감옥서 풀려나오자, 시민들이 거리에 나섰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반인권·부패 등으로 갇혔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전 대통령이 성탄 특사로 사면된 것을 두고서 페루 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페루 시민들은 후지모리 대통령의 사면에 반발하며 시위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이 수감 중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사면 결정이 발표된 뒤 페루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재임(1990년~2000년) 기간에 발생한 반인권, 부패 등으로 25년형을 선고받았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안정적 성장을 거뒀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지만, 학살과 인권 유린을 저질러 최악의 독재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혔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실각 후 일본으로 도주했다. 2005년 칠레에서 체포되어 페루에 송환됐다. 페루 역사학자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 시절 사상 최악의 부정부패를 겪었다면서, 15억~40억달러(1조6100억~4조3100억원) 가량의 부패로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국제 투명성 기구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세계 최악의 부정부패 정치인 10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으며, 재임 기간에 6억달러를 횡령했다고 봤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79세의 고령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사면했다.
사면 결정 이후 페루 내 정치 혼란이 격화되고 있다. 쿠친스키 행정부에서 이미 2명이 사면에 반발하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집권당에서도 사면에 반발해 탈당 의사를 밝히는 의원들이 나타났다.
애초 카친스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해 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당초 입장을 뒤집고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결정한 것을 두고 정치적 흥정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탄핵위기에 몰렸던 이 정치적 위기 탈출을 위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과 맞바꿨다는 것이다. 실제 카친스키 대통령은 지난주 탄핵 위기에 몰렸는데,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아들은 물론 친(親) 후지모리 성향의 야당 의원들이 도움을 얻어 탄핵 위기를 모면했다. 이와 관련해 카친스키 대통령 측은 양측 사이에 정치적 거래가 없었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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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카트리아노 전 총리는 "(사면 결정에 대해)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반역행위"면서 "독재자에 대해 사면은 인도주의적 조치가 아니며, 악명 높은 정치적 흥정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사면 소식이 알려진 뒤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시민들은 거리 등을 행진하며 정치적 야합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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