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통과로 송환세 인하
기업들 해외자금 본국 유도
강달러로 금융시장 충격 우려…약달러 지속 전망도


자료사진.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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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미국의 세제개편안으로 해외에서 떠돌던 미국 기업들의 자금이 미국 내로 빠르게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내년 초 달러화 가격과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세제안이 시행된 후 해외에서 미국으로 유입될 수 있는 달러화 규모는 약 4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세제안 중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미국으로 보낼 때 부과되는 송환세가 기존 35%에서 12~14.5% 수준으로 크게 낮아지는 것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대기업들이 세금 때문에 해외에서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이번 세제안은 이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도록 유도하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정보통신(IT) 분야의 다국적 기업들에게 혜택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 기업들의 해외 자본이 대거 본국으로 돌아올 경우 실효환율 하락, 즉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이로운지 여부를 두고는 논란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강달러 기조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비난하며 '약달러'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화 약세를 지지하는 인물이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 등 타 국가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 달러화 강세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강달러가 미 경제에 이롭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은 달러화 강세가 해외 투자자들을 주식·채권 등 미국 자본시장으로 이끌어 기업들의 직간접적인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투자도 활성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월가 투자자들은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러화 가치가 강해야 한다는 소신도 지니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원유와 금, 구리 등 원재료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목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당초 올해 들어 강달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과 인프라 투자 공약이 강달러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외로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는 올해 들어 7%가량 떨어졌다. 투자 정책과 공약들이 번번이 의회에 막혀 지연된 것이 원인이다.


세제개편안이 입법을 완료했지만, 그 후에도 달러는 떨어졌다. 미국 내에서도 세제개편안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달러 강세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BNP파리바 등 은행들은 2018년 세제개편안이 시행된 후 달러화는 움직일 수 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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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유보하고 있는 1조달러 규모의 달러가 얼마나 미국으로 들어올 지는 세제안이 시행돼 봐야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이번 세제안으로 미국 내로 들어올 달러화가 약 2000억달러에서 4000억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달러화가 강세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는 미국 외 다른 지역들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유럽 등의 강한 성장세와 긴축 전환으로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격이 약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WSJ은 "달러랠리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위협은 유럽 중앙은행이 통화 완화정책을 줄이고 있고, 결국 금리를 인상하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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